에콰도르 대선 '박빙의 2위 싸움'에 결선 대진표 미정

30대 경제학자 결선 선착…원주민 활동가 vs 우파 전 금융인 2위 다툼
남미 에콰도르 대선이 치러진지 이틀이 지났지만, 여전히 2위가 정해지지 않아 결선 투표 진출자도 가려지지 못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에콰도르 국가선거위원회(CNE)에 따르면 지난 7일 대선의 개표가 99%를 넘긴 현재 중도좌파 희망을위한연합의 안드레스 아라우스(36)의 득표율이 32.07%로 16명 후보 중 가장 높다.

현재로서 일단 아라우스가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것, 그리고 1, 2위 후보가 4월 11일 결선 맞대결을 치르게 된다는 것은 확정적이다.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에콰도르 대선에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거나, 40% 이상을 득표하고 2위에 10%포인트 앞선 후보가 나오면 당선이 확정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결선 양자대결에서 당선자 정해진다.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2007∼2017년)의 노선을 계승할 사회주의 경제학자 아라우스가 일찌감치 결선에 선착했으나, 그의 상대가 누가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현재 원주민 후보인 야쿠 페레스(51)가 20.1%, 금융인 출신의 우파 후보 기예르모 라소(65)가 19.49%로 1%포인트 미만의 격차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대선 전 여론조사나 투표 당일 출구조사까지만 해도 대선 3수생인 라소가 안정적으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페레스가 예상 밖으로 선전했다. CNE는 일련번호가 일치하지 않거나 투표 관리자 서명이 없는 등의 이상 투표용지를 다시 점검할 예정이라 최종 결과 확정까지 며칠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에콰도르 일간 엘코메르시오는 9일 보도했다.

순조롭지 않은 개표 과정을 두고 벌써 잡음도 나오고 있다.

페레스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결선에 진출한다는 것을 알고 코레아가 패닉에 빠진 것"이라며 자신의 결선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부정 시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주민 활동가 겸 변호사인 페레스는 좌파 정치인이면서, 반(反)코레아 성향이기도 하다.

라소 후보는 당국의 최종 발표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치 경험이 없는 기업인 출신의 중도좌파 후보 하비에르 에르바스도 1차 투표에서 16%가량을 득표하는 예상 밖 선전을 거둬, 그가 결선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할지도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