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빚더미' 파키스탄, 중국에 채무 감면 요청 추진

비공식채널서 발전 프로젝트 문제 논의…중국 "아는 바 없다"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파키스탄이 중국에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발전소 프로젝트 관련 채무에 대해 감면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과 현지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당국자들은 최근 중국 측과 비공식 채널 논의에서 10여 개의 발전소 프로젝트 채무 변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논의에서는 변제 시기 연기 등 계약 조건 완화 방안이 검토됐다.

다만, 파키스탄은 아직 중국에 이와 관련한 공식 요청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은 만성적인 전기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중국 자본의 지원 속에 여러 발전소를 지어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빚이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발전설비는 과잉 수준으로 늘어나 정부는 시설을 가동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보조금을 지원해야하는 상황에 몰렸다. 하지만 중국은 파키스탄의 채무 감면 요청 계획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블룸버그통신에 "중국과 파키스탄의 에너지 프로젝트는 파키스탄에 안정적이고 값싼 전기를 대량으로 공급해주고 있다"고만 말했다.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2019년 말 파키스탄의 대외 부채 규모는 740억달러(약 82조4천억원)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파키스탄 경제는 더욱 큰 어려움에 빠진 상태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2015년 4월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까지 3천㎞에 이르는 도로와 철도, 에너지망 등을 구축하기로 합의하는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런 와중에 파키스탄 정부는 2018∼2019 회계연도(해마다 7월 시작) 동안에만 해외에서 160억달러(약 17조8천억원) 규모의 빚을 새롭게 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