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상복 없는 전북 수문장 송범근 "더 완벽해져야죠!"

"베스트11? 모두가 인정하는 선수 되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
'전설' 이운재 GK 코치 새로 부임…"훈련 늘 기다려져"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죠? 시즌 베스트11을 목표로 삼지 않겠습니다. 그저 더 완벽해지겠습니다.

"
송범근(24)은 불과 스물한 살에 프로축구 최강 전북 현대의 주전 수문장을 맡아 3년간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K리그 역사에서 데뷔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하며 3시즌 연속으로 팀의 우승을 뒷받침한 골키퍼는 송범근 단 한 명이다. 하지만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는 늘 '조연'이었다.

시즌 베스트11의 골키퍼 부문은 늘 조현우(울산)의 차지였고, 영플레이어상 경쟁에서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지난 시즌은 특히 더욱 아쉬울 법하다. 전북은 울산에 3전 전승을 거뒀고, 송범근은 이 3경기에서 단 한 번도 필드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베스트11 선정 투표권을 가진 각 팀 감독, 주장들의 선택은 조현우였다.
송범근은 10일 전북 완주군 봉동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예 기대를 안 한 것은 아니어서 아쉬움은 있었다"고 털어놨다. 올림픽 대표팀 주전 골키퍼이자 차세대 A대표팀 수문장으로 기대를 모으는 그는, 매년 그랬듯이 이번에도 금방 마음을 추스르고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봤다.

송범근은 "현우 형은 월드컵까지 경험한 베테랑"이라면서 "감독님들, 선수들이 '프로의 눈'으로 봤을 때 난 아직 최고라고 인정할 수 없는 레벨이었던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송범근은 지난 시즌 실점률 등 주요 지표에서도 조현우에게 앞섰다.

그러나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안정감 등 더 많은 부분에서 자신이 조현우에 비해 부족했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송범근은 "모든 사람이 '송범근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때가 오면, 자연스럽게 내가 베스트11이 될 것"이라면서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골키퍼가 되기 위해 정진하겠다.

더 완벽해지겠다"고 힘줘 말했다.

완벽에 가까워지는 길을 안내해 줄 은사도 곁에 있다.

바로 김상식 신임 감독과 함께 부임한 이운재 GK 코치다.
페널티킥 선방률이 낮은 점은 송범근의 유일한 약점으로 지목된다.

송범근은 지난 2시즌 동안 페널티킥으로 8실점 했다.

페널티킥을 막은 건 1차례에 불과하다.

스페인과의 2002 한일 월드컵 8강전 승부차기에서 호아킨 산체스의 슛을 막아내 한국을 4강으로 이끈 이 코치는 송범근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 줄 최고의 스승이다.

송범근은 "페널티킥 때 킥을 끝까지 보고 움직이라는 등 여러 팁을 알려주신다"면서 "이 코치님과 함께하는 훈련이 늘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송범근의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팀의 4번째 K리그1 우승이다.

여기에 작은 바람이 하나 더 있다.

우승 트로피 수여식 때 십년지기인 백승호(24·다름슈타트)가 녹색 전북 유니폼을 입고 함께하기를 바란다.

전북은 백승호 영입을 추진 중이지만, 확실하게 성사 단계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 송범근은 "팀에 동갑 친구가 한 명도 없는 게 늘 아쉬웠다"면서 "절친인 승호와 전북에서 함께하고 싶은데, 이뤄질지는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