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 절실한 난민 아동 위해" 교육 봉사 나선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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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고향도 없고 의지할 사람도 없는 존재가 난민이잖아요.
특히 난민 아동은 한국에서 살아가야 할 기간이 더 길고요. 교육이야말로 이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해요.
"
지난해 법무부에 따르면 이제까지 국내에 정식으로 체류 허가를 받은 난민 아동(0∼17세)은 모두 850여 명이다.
이 중 상당수는 부모의 생계유지 등을 이유로 제도권 교육을 받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난민 아동을 위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직접 가르치기에 나선 고려대 재학생들이 화제다.
오세현(23·국제학부), 정유선(21·지리교육과), 김현진(24·정치외교학과), 윤정윤(23·노어노문학과) 씨가 그들이다. 오 씨와 정 씨는 1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작은 노력이 아이들에게 보탬이 된다는 사실만으로 설렌다"며 "이제 시작하는 만큼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해 말 대학 간 글로벌 네트워크인 '우니페르지타스 21'(Universitas 21)이 지구촌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프로젝트의 교육 분야에 지원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장래에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정 씨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교육 봉사 활동을 해왔는데 아이들이 성장한 모습을 봤을 때 뿌듯함이 컸다"며 "여러 고난을 거쳐 온 난민 아동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바람으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빈부격차나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기본적인 수단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며 "배움이라는 매개체로 성장하고 기회와 가능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오 씨는 "타인을 위해 일해보는 경험은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믿기에 동참했다"며 "이번 일을 진행하면서 꿈에 다가가는 기분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문화가정 등 다른 이주민과 달리 난민은 돌아갈 고향도 없고, 탈북민처럼 우리말에 익숙하지도 않다"며 "교육이 가장 절실한 계층이라 보고 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난민 교육(Korea Refugee Education)의 앞 글자를 딴 '고래 에듀'라는 프로그램명을 윤 씨가 지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처음 맞닥뜨린 어려움은 교육 대상자인 난민 아동을 찾는 일이었다.
기획 초기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았으나, 난민 가정 대부분이 여기에 필요한 장비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보살필 여력이 되지 않는 부모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논의 끝에 소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대면 교육으로 전환하기로 했고, 장소를 마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난민 인권 단체와 지자체 외국인주민센터 등을 수소문했다.
결국 경기도의 한 소도시에 있는 한 이주민지원센터가 긍정적인 답변을 보내왔다.
이 센터 관계자는 "학생들로부터 교육 취지를 들었고 좋은 뜻이라고 생각해 학부모에게도 전달했더니 관심을 보인 이들이 있었다"며 "미취학 아동 위주로 5명 정도를 구성해 이달 중 진행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기초 우리말 배우기와 한국 문화 습득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짰다.
"고등학교 때 중도입국자녀를 대상으로 교육 봉사활동에 나섰는데 이들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결국 소통이었어요.
말이 안 통하니 친구 사귀기도 어렵고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데도 한계를 느끼더라고요.
일단 한국어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하고 나중에 과목을 더 다양화하기로 했어요.
" 난민 지원을 두고 부정적인 일부 의견에도 조심스럽게 반박했다.
오 씨는 "난민 정책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유입 자체를 막을 순 없지 않으냐"며 "이들이 어울려 살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 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씨도 "난민 적응이 우리 사회의 한 과제라면 내 관심사인 교육으로 일조하고 싶다"고 거들었다. 이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과목도 다양화되고 더 많은 아이가 교육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배움을 원하는 난민 아동 누구나 언제든 편지(koreedu4@gmail.com)를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특히 난민 아동은 한국에서 살아가야 할 기간이 더 길고요. 교육이야말로 이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해요.
"
지난해 법무부에 따르면 이제까지 국내에 정식으로 체류 허가를 받은 난민 아동(0∼17세)은 모두 850여 명이다.
이 중 상당수는 부모의 생계유지 등을 이유로 제도권 교육을 받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난민 아동을 위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직접 가르치기에 나선 고려대 재학생들이 화제다.
오세현(23·국제학부), 정유선(21·지리교육과), 김현진(24·정치외교학과), 윤정윤(23·노어노문학과) 씨가 그들이다. 오 씨와 정 씨는 1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작은 노력이 아이들에게 보탬이 된다는 사실만으로 설렌다"며 "이제 시작하는 만큼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해 말 대학 간 글로벌 네트워크인 '우니페르지타스 21'(Universitas 21)이 지구촌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프로젝트의 교육 분야에 지원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장래에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정 씨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교육 봉사 활동을 해왔는데 아이들이 성장한 모습을 봤을 때 뿌듯함이 컸다"며 "여러 고난을 거쳐 온 난민 아동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바람으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빈부격차나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기본적인 수단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며 "배움이라는 매개체로 성장하고 기회와 가능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오 씨는 "타인을 위해 일해보는 경험은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믿기에 동참했다"며 "이번 일을 진행하면서 꿈에 다가가는 기분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문화가정 등 다른 이주민과 달리 난민은 돌아갈 고향도 없고, 탈북민처럼 우리말에 익숙하지도 않다"며 "교육이 가장 절실한 계층이라 보고 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난민 교육(Korea Refugee Education)의 앞 글자를 딴 '고래 에듀'라는 프로그램명을 윤 씨가 지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처음 맞닥뜨린 어려움은 교육 대상자인 난민 아동을 찾는 일이었다.
기획 초기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았으나, 난민 가정 대부분이 여기에 필요한 장비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보살필 여력이 되지 않는 부모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논의 끝에 소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대면 교육으로 전환하기로 했고, 장소를 마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난민 인권 단체와 지자체 외국인주민센터 등을 수소문했다.
결국 경기도의 한 소도시에 있는 한 이주민지원센터가 긍정적인 답변을 보내왔다.
이 센터 관계자는 "학생들로부터 교육 취지를 들었고 좋은 뜻이라고 생각해 학부모에게도 전달했더니 관심을 보인 이들이 있었다"며 "미취학 아동 위주로 5명 정도를 구성해 이달 중 진행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기초 우리말 배우기와 한국 문화 습득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짰다.
"고등학교 때 중도입국자녀를 대상으로 교육 봉사활동에 나섰는데 이들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결국 소통이었어요.
말이 안 통하니 친구 사귀기도 어렵고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데도 한계를 느끼더라고요.
일단 한국어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하고 나중에 과목을 더 다양화하기로 했어요.
" 난민 지원을 두고 부정적인 일부 의견에도 조심스럽게 반박했다.
오 씨는 "난민 정책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유입 자체를 막을 순 없지 않으냐"며 "이들이 어울려 살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 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씨도 "난민 적응이 우리 사회의 한 과제라면 내 관심사인 교육으로 일조하고 싶다"고 거들었다. 이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과목도 다양화되고 더 많은 아이가 교육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배움을 원하는 난민 아동 누구나 언제든 편지(koreedu4@gmail.com)를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