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조선 제주 사우나 '노출' 논란...투숙객 "법적 대응 고려"

조선호텔 "운영상 실수"
작성자 A씨 "불법촬영은 없었지만 본 사람 많아"

사진=게티이미지

특급호텔 그랜드 조선 제주에서 벌어진 사우나 시설 노출 논란에 관련해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사우나 내부를 찍는 불법 촬영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시 사우나를 이용한 투숙객은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한 포털사이트에는 그랜드 조선 제주의 사우나를 이용했다가 몸이 노출됐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신혼여행을 갔다는 작성자 A씨는 “스위트룸 전용 수영장과 샤워시설을 이용했다”며 “사우나 유리창이 미러코팅(유리차단코팅)이 되어 있어 외부에서는 안 보이는 줄 알아 이틀 동안 계속 이용했고, 아내에 따르면 여성 사우나에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의 이용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외부에서 사우나 쪽 창문을 보니 내부가 다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서술했다.

A씨에 따르면 호텔 측은 미러코팅이 되어 있어 낮에는 외부가 보이지 않고 저녁에는 블라인드를 내린다고 대응했다.

A씨는 둘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우선 그가 이용한 저녁에 블라인드가 내려가 있지 않았다. 또한 그는 “낮에 호텔 직원과 동행하며 확인한 결과 호텔 입구와 산책로, 주차장, 객실 발코니에서 모두 샤워실과 화장실 내부가 선명하게 보였다”고 썼다.

A씨에 따르면 그랜드 조선 제주 측은 사우나를 이용했던 투숙객들에게 이 사실을 고지하는 것을 거부했다.

그랜드 조선 제주를 운영하는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이에 16일 입장을 내고 “운영상의 실수로 사우나 내 일부 공간에서 블라인드를 내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호텔 측은 “그랜드 조선 제주 사우나는 기상 상황과 시간대에 따라 블라인드를 내리지만 일부 공간에서 미비했던 부분이 파악됐다”며 “상시 블라인드를 내려 운영하는 것으로 바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 동반 조사를 통해 폐쇄회로TV(CCTV) 확인을 진행한 결과 우려했던 피해는 다행히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A씨와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따르면 입장문의 ‘우려했던 피해’는 카메라 촬영 행위에 한정된다.

A씨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찰 조사 결과 촬영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우나를 이용한 시간대는 오후 5시께로 호텔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던 시간”이라며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실제로 눈이 마주쳤다”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로 찍힌 것만 피해고, 밖에서 사람들이 본 건 피해가 아니냐”며 분노했다.

A씨는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큰 트라우마로 출근도 하지 못하고 아내와 함께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업무상 과실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