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유럽·뉴질랜드 미역의 조상은 한국 미역"

성균관대와 세계 최초로 표준 유전체 분석 진행
"완도 양식 미역, 자연산보다 유전적 다양성 커"
유럽과 뉴질랜드에 자생하는 미역의 조상이 한국 미역이라는 사실이 표준 유전체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해양수산부는 성균관대 윤환수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세계 최초로 국내외 미역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미역의 진화 과정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우선 완도 양식 미역의 표준유전체를 만든 후 한국과 유럽, 뉴질랜드에서 양식하거나 자생하는 미역 총 41개체의 유전체를 해독했다.

이어 완도 양식 미역과 나머지 미역들의 유전체를 계통수(가계도) 분석 프로그램에 넣어 비교한 결과 완도 양식 미역과 유럽·뉴질랜드 미역의 유전적 특성이 매우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역은 동북아시아 고유종으로, 유럽과 뉴질랜드에서는 1970년대 이후에야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연구팀은 가계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유럽과 뉴질랜드의 미역이 한국에서 기원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유럽과 뉴질랜드의 미역은 한국의 자연산이나 양식 미역보다 유전적 다양성이 작았는데 이는 소수 개체만이 유입돼 정착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유럽과 뉴질랜드의 미역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기원했다는 것은 과거에도 연구를 통해 규명된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표준유전체 제작과 대량의 유전체 해독을 통해 한국이 기원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완도 양식 미역은 강원도 고성, 경남 통영의 자연산 미역보다도 유전적 다양성이 컸는데 이는 국내 미역 양식의 역사가 50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육종 과정에서 유전적 다양성을 잘 보존해 온 덕분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유전적 다양성이 클수록 기후변화나 질병 등 외부 환경에 더욱 잘 적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미역 신품종 개발이나 학계·산업계의 기초연구나 응용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자연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and Evolution)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