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강국' 러시아, 美 화성 로버 안착으로 또 자존심에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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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궁 "환영할 일…러시아도 야심 찬 자체 프로그램 추진"
1960년대 이후 러시아 화성 탐사 시도 잇따라 '실패와 불운'
미국이 18일(이하 현지시간) 5번째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를 화성에 안착시키면서 옛 소련 시절 미국과 치열한 우주 경쟁을 펼쳤던 러시아의 자존심이 또 한 번 상처를 입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9일 퍼서비어런스 착륙 성공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묻는 자국 기자들의 질문에 "우주 개발에서 이루어진 모든 성공은 인류의 자산이기 때문에 당연히 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국가들은 좋은 의미에서 경쟁 상태에 있으며 바로 이 경쟁이 많은 경우 아주 효율적인 발전의 동력이 되고 있다"면서 "러시아도 우주 개발을 위한 야심 찬 자체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잇따른 화성 탐사 성공에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며 축하 입장을 밝혔지만, 실패와 불운으로 점철된 러시아의 화성 탐사 역사를 되돌아보면 과거 우주 강국의 속내가 편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미국은 퍼서비어런스 안착으로 전 세계에 우주 기술력을 또 한 번 과시했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1965년 '마리너' 탐사선을 처음 화성으로 보낸 이후 20차례 탐사 임무를 완수했고, 1976년 '바이킹 1호'부터 이번까지 9번째 화성 착륙에 성공했다.
반면 러시아 우주선이 부분적으로나마 화성 착륙에 성공한 건 1971년 발사된 '마르스-3' 탐사선이 유일하다. 1960년대 미국과 치열한 우주 경쟁을 벌이던 옛 소련은 화성 탐사에도 공을 들였다.
옛 소련의 천재적 로켓 개발자 세르게이 코롤료프는 1961년 유리 가가린이 인류 첫 우주비행을 하기 전 이미 화성 탐사 계획을 추진했다.
하지만 화성으로 탐사선을 보내려던 초기 여섯 차례의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그 와중에 1964년 발사돼 이듬해 화성 근접 비행에 성공한 미국 탐사선 마리너가 최초의 화성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면서 러시아에 충격을 안겼다.
그런데도 소련 과학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1971년 발사한 러시아 탐사선 '마르스-2'와 '마르스-3'이 화성까지 도달하는 데 어렵게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운은 따라주지 않았다.
마르스-2는 착륙 도중 모래 폭풍으로 추락했고, 마르스-3은 화성 표면에 착륙한 후 자료를 송신하기 시작했으나 겨우 14.5초 뒤 교신이 끊기고 말았다. 마르스-3의 부분적 성공 뒤에도 러시아의 화성 탐사 시도엔 불행이 잇따랐다.
1996년 발사된 탐사선 '마르스-96'은 발사 초기 비행 궤도 진입에 실패해 추락했고, 2011년 발사된 '포보스-그룬트' 역시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반면 미국은 성공 행진을 이어갔다.
1975년 쏘아 올린 바이킹 1호와 2호가 이듬해 화성 착륙에 성공해 각각 1982년 11월과 1980년 4월까지 지구와 송신하며 화성의 모습들을 보내줬다.
미국은 1996년엔 첫 화성 탐사 로버(탐사 로봇) '소저너'를 화성에 보내는 데도 성공했다.
뒤이어 2003년 쌍둥이 로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를 화성에 보냈고, 2012년엔 또 다른 로버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했다.
오랜 굴욕을 견디며 자존심 회복의 기회를 노리던 러시아는 2016년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화성 생명체 탐사를 위해 탐사선 '엑소마스'를 보냈지만 역시 실패하고 말았다.
탐사선이 착륙 속도 조절에 실패해 화성 표면에 충돌하면서 폭발하고 만 것이다. 러시아는 오는 2022년 ESA와 함께하는 엑소마스 프로그램의 연장으로 착륙선과 로버를 또 한 번 화성으로 보내 재기를 노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1960년대 이후 러시아 화성 탐사 시도 잇따라 '실패와 불운'
미국이 18일(이하 현지시간) 5번째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를 화성에 안착시키면서 옛 소련 시절 미국과 치열한 우주 경쟁을 펼쳤던 러시아의 자존심이 또 한 번 상처를 입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9일 퍼서비어런스 착륙 성공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묻는 자국 기자들의 질문에 "우주 개발에서 이루어진 모든 성공은 인류의 자산이기 때문에 당연히 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국가들은 좋은 의미에서 경쟁 상태에 있으며 바로 이 경쟁이 많은 경우 아주 효율적인 발전의 동력이 되고 있다"면서 "러시아도 우주 개발을 위한 야심 찬 자체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잇따른 화성 탐사 성공에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며 축하 입장을 밝혔지만, 실패와 불운으로 점철된 러시아의 화성 탐사 역사를 되돌아보면 과거 우주 강국의 속내가 편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미국은 퍼서비어런스 안착으로 전 세계에 우주 기술력을 또 한 번 과시했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1965년 '마리너' 탐사선을 처음 화성으로 보낸 이후 20차례 탐사 임무를 완수했고, 1976년 '바이킹 1호'부터 이번까지 9번째 화성 착륙에 성공했다.
반면 러시아 우주선이 부분적으로나마 화성 착륙에 성공한 건 1971년 발사된 '마르스-3' 탐사선이 유일하다. 1960년대 미국과 치열한 우주 경쟁을 벌이던 옛 소련은 화성 탐사에도 공을 들였다.
옛 소련의 천재적 로켓 개발자 세르게이 코롤료프는 1961년 유리 가가린이 인류 첫 우주비행을 하기 전 이미 화성 탐사 계획을 추진했다.
하지만 화성으로 탐사선을 보내려던 초기 여섯 차례의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그 와중에 1964년 발사돼 이듬해 화성 근접 비행에 성공한 미국 탐사선 마리너가 최초의 화성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면서 러시아에 충격을 안겼다.
그런데도 소련 과학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1971년 발사한 러시아 탐사선 '마르스-2'와 '마르스-3'이 화성까지 도달하는 데 어렵게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운은 따라주지 않았다.
마르스-2는 착륙 도중 모래 폭풍으로 추락했고, 마르스-3은 화성 표면에 착륙한 후 자료를 송신하기 시작했으나 겨우 14.5초 뒤 교신이 끊기고 말았다. 마르스-3의 부분적 성공 뒤에도 러시아의 화성 탐사 시도엔 불행이 잇따랐다.
1996년 발사된 탐사선 '마르스-96'은 발사 초기 비행 궤도 진입에 실패해 추락했고, 2011년 발사된 '포보스-그룬트' 역시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반면 미국은 성공 행진을 이어갔다.
1975년 쏘아 올린 바이킹 1호와 2호가 이듬해 화성 착륙에 성공해 각각 1982년 11월과 1980년 4월까지 지구와 송신하며 화성의 모습들을 보내줬다.
미국은 1996년엔 첫 화성 탐사 로버(탐사 로봇) '소저너'를 화성에 보내는 데도 성공했다.
뒤이어 2003년 쌍둥이 로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를 화성에 보냈고, 2012년엔 또 다른 로버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했다.
오랜 굴욕을 견디며 자존심 회복의 기회를 노리던 러시아는 2016년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화성 생명체 탐사를 위해 탐사선 '엑소마스'를 보냈지만 역시 실패하고 말았다.
탐사선이 착륙 속도 조절에 실패해 화성 표면에 충돌하면서 폭발하고 만 것이다. 러시아는 오는 2022년 ESA와 함께하는 엑소마스 프로그램의 연장으로 착륙선과 로버를 또 한 번 화성으로 보내 재기를 노릴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