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늘 꼭 검사받고 싶어요"…확진자 급증 동두천에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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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중심 확산 우려…"일터 밖에서 마스크 잘 안 써"
"청정지역 자랑했었는데"…텅 빈 보산동 외국인 관광특구"오늘 꼭 검사받고 싶어요.","검사 가능한 인원이 마감됐습니다. 내일 오전에 다시 와주세요."
2일 외국인을 중심으로 80여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 동두천시의 중앙도심공원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는 오후 3시가 넘어가자 방역 당국 직원과 시민 간 작은 실랑이가 잇따랐다.
한 시민은 임시선별진료소 운영 종료시간인 오후 5시까지 일단 기다려보겠다며 막무가내로 말하기도 했다.인원 마감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60대 여성 A씨는 "오늘 꼭 검사를 받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내일 아침 일찍 와야겠다"고 아쉬워했다.
인구가 9만4천여명에 불과한 동두천 시내에서 전에 없던 확진자가 급증하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행렬 속 적지 않은 수의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임시선별진료소 앞에서 만난 나이지리아 출신의 근로자 B씨는 "동네에서 편지(안내문)를 보고 검사를 받으러 오게 됐다"며 "걱정이 된다, 빨리 코로나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찾은 동두천시 보산동의 나이지리아인 집단 거주지역에서는 '코로나19 무료검사 가능'이라는 내용을 알리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두천시는 인근 지자체에서 외국인 근로자 감염이 확산하자 지역 내 등록외국인 3천966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코로나19가 주로 전파된 외국인들은 나이지리아 출신 근로자들로, 특정 공단 소속이 아닌 여러 곳에 분포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두천시 등록외국인 중 나이지리아인은 약 500여명이며, 불법 체류자를 포함해 아프리카계 외국인은 70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섬유·피혁 공장 또는 폐차장에서 일하거나 중고차와 중고 가전제품을 본국으로 수출하는 무역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갑작스러운 확진자 급증 소식에 지난 1년간 총 누적 확진자가 100명 남짓해 나름대로 청정지역임을 자부했던 동두천시 지역상권은 뒤늦게 된서리를 맞았다.
이날 낮 미2사단 앞 보산동 외국인 관광특구는 평일임을 감안하더라도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곳에서 3년째 이슬람 식당을 운영 중인 김순희(58)씨는 "오늘 손님이 1명도 오지 않아 영업 개시도 못 했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두천은 청정지역이라고 자랑했었는데 이제는 너무 불안하고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다른 지역에서 외국인 근로자 집단감염 뉴스가 나온 뒤에 공장 업주들이 외출을 못 하게 하는 것 같다"며 "동두천에도 확진자가 갑자기 많아졌는데 차라리 당분간 관광특구라도 영업을 중단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터 바깥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안 쓰는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목격담도 전해졌다.
김씨는 "외국인 손님들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하면 괜히 외국인이라서 한국인이 무시한다는 생각 때문에 말을 잘 듣지 않았었다"라며 "방문자 명부 작성도 불쾌해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관광특구 내에서 공방을 운영 중인 50대 여성 박모씨는 "얼마 전까지도 외국인 근로자들은 마스크를 잘 안 쓰고 다니는 것을 많이 봤는데, 최근에서야 좀 달라지는 분위기였다"면서 "오늘 뉴스를 보고 불안해져 당장 가족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청정지역 자랑했었는데"…텅 빈 보산동 외국인 관광특구"오늘 꼭 검사받고 싶어요.","검사 가능한 인원이 마감됐습니다. 내일 오전에 다시 와주세요."
2일 외국인을 중심으로 80여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 동두천시의 중앙도심공원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는 오후 3시가 넘어가자 방역 당국 직원과 시민 간 작은 실랑이가 잇따랐다.
한 시민은 임시선별진료소 운영 종료시간인 오후 5시까지 일단 기다려보겠다며 막무가내로 말하기도 했다.인원 마감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60대 여성 A씨는 "오늘 꼭 검사를 받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내일 아침 일찍 와야겠다"고 아쉬워했다.
인구가 9만4천여명에 불과한 동두천 시내에서 전에 없던 확진자가 급증하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행렬 속 적지 않은 수의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임시선별진료소 앞에서 만난 나이지리아 출신의 근로자 B씨는 "동네에서 편지(안내문)를 보고 검사를 받으러 오게 됐다"며 "걱정이 된다, 빨리 코로나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찾은 동두천시 보산동의 나이지리아인 집단 거주지역에서는 '코로나19 무료검사 가능'이라는 내용을 알리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두천시는 인근 지자체에서 외국인 근로자 감염이 확산하자 지역 내 등록외국인 3천966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코로나19가 주로 전파된 외국인들은 나이지리아 출신 근로자들로, 특정 공단 소속이 아닌 여러 곳에 분포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두천시 등록외국인 중 나이지리아인은 약 500여명이며, 불법 체류자를 포함해 아프리카계 외국인은 70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섬유·피혁 공장 또는 폐차장에서 일하거나 중고차와 중고 가전제품을 본국으로 수출하는 무역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갑작스러운 확진자 급증 소식에 지난 1년간 총 누적 확진자가 100명 남짓해 나름대로 청정지역임을 자부했던 동두천시 지역상권은 뒤늦게 된서리를 맞았다.
이날 낮 미2사단 앞 보산동 외국인 관광특구는 평일임을 감안하더라도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곳에서 3년째 이슬람 식당을 운영 중인 김순희(58)씨는 "오늘 손님이 1명도 오지 않아 영업 개시도 못 했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두천은 청정지역이라고 자랑했었는데 이제는 너무 불안하고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다른 지역에서 외국인 근로자 집단감염 뉴스가 나온 뒤에 공장 업주들이 외출을 못 하게 하는 것 같다"며 "동두천에도 확진자가 갑자기 많아졌는데 차라리 당분간 관광특구라도 영업을 중단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터 바깥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안 쓰는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목격담도 전해졌다.
김씨는 "외국인 손님들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하면 괜히 외국인이라서 한국인이 무시한다는 생각 때문에 말을 잘 듣지 않았었다"라며 "방문자 명부 작성도 불쾌해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관광특구 내에서 공방을 운영 중인 50대 여성 박모씨는 "얼마 전까지도 외국인 근로자들은 마스크를 잘 안 쓰고 다니는 것을 많이 봤는데, 최근에서야 좀 달라지는 분위기였다"면서 "오늘 뉴스를 보고 불안해져 당장 가족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