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중국 고위층서 '국수주의 부상 경계' 목소리"

허이팅 전 중앙당교 부교장 "국내 포퓰리즘 부상 방지해야"
중국 고위층에서 국수주의의 부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SCMP는 허이팅(何毅亭) 전 중앙당교 부교장이 지난 5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한 충칭(重慶)시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중국은 개방을 확대하고 주요국과의 관계를 적극적이고 신중히 다뤄야 하며, 국내 포퓰리즘의 부상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앙당교는 중국공산당 간부 양성기관으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직속 기관이다.

SCMP는 허 전 부교장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 시절 중미 관계가 악화하고 중국이 미국, 유럽, 다른 나라들과 홍콩, 신장, 남중국해 같은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하면서 국수주의가 부상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중국 관리와 학자들도 국수주의의 부상이 안팎에서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해왔지만, 허이팅 같은 위상의 인물이 이런 우려를 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SCMP는 "허 전 부교장의 경고는 국제적으로 중국에 대한 인식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면서 최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서 미국인 10명 중 9명이 중국에 대해 적대적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주리자(竹立家) 국가행정학원 교수는 "온라인상의 급진적·감정적 목소리는 모두 포퓰리즘의 발현"이라면서 "그러한 분노의 발언은 불에 기름을 끼얹고, 세계 문명의 중심을 향해 가는 대국으로서의 중국에 해롭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수주의에 신중히 대처해야 하며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가 적대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밍(張鳴) 인민대 교수는 중국에서 국수주의는 통제되고 있고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상의 반미 목소리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며 "관계가 개선되면 그런 목소리를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