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맥심배 4강' 김지석 vs 백홍석·이지현 vs 박정환 격돌

도장 선후배 대결…이지현은 해군 복무 중 온라인으로 우승 도전
9단에 오른 프로바둑 기사 중 최강자를 가리는 맥심커피배 입신(入神·9단의 별칭) 최강전 4강 대진이 확정됐다고 한국기원이 12일 밝혔다.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하는 김지석(32) 9단과 백홍석(35) 9단이 22일 먼저 대결하고, 디펜딩 챔피언 이지현(29) 9단과 이 대회 4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박정환(28) 9단이 23일 맞붙는다.

김지석과 백홍석은 권갑용 바둑도장에서 바둑을 공부한 선후배 사이다.

국내 랭킹 6위인 김지석은 2014년 삼성화재배 우승 등 총 8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맥심배 결승에 진출한 적은 없다. 4강에서 4차례 떨어졌고 이번에 4전 5기에 나선다.

김지석은 앞서 8강에서 랭킹 1위 신진서 9단을 꺾으며 좋은 흐름을 탔다.

랭킹 26인 백홍석은 2012년 비씨카드배와 TV바둑아시아선수권 등 3회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9년 넘게 타이틀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백홍석은 랭킹으로는 바둑도장 후배인 김지석에게 밀리지만, 상대 전적에서는 김지석에게 8승 6패로 앞선다.

같은 도장 출신 선후배 기사들은 입단 후 후배들의 성적이 더 좋아도 상대 전적에서는 선배가 앞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려서부터 선배가 후배 기사들을 단련시킨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국기원은 설명한다. 랭킹 2위 박정환은 2012·2013·2017년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맥심배 최다 우승 기록은 은퇴한 이세돌(5회)이 갖고 있지만, 현역 기사 중에서는 박정환이 최철한 9단(이상 3회)과 함께 최다 우승 기록 보유자다.

4강 진출자 중 가장 랭킹이 높은 박정환은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우승에 성공해 현역 최다 우승 신기록을 세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4월 맥심배 우승을 끝으로 해군에 입대한 '상병' 이지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이 어려워 부대 내 특설 대국실에서 온라인 대국을 펼치고 있다.

군인 정신으로 무장한 랭킹 10위 이지현은 랭킹 5위 이동훈 9단을 꺾고 4강에 올라 대회 2연패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상대 전적은 박정환이 4승 3패로 앞서 있다.

동서식품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맥심배 제한시간은 각자 10분에 40초 초읽기 5회씩이다. 우승 상금은 5천만원, 준우승 상금은 2천만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