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길목이 폐차장?…무단방치 차량 수백 대

정선군 대대적 '싹쓸이 작전' 돌입…"올해 안에 완전 정리"
먼지 뒤집어쓰고, 녹슬고, 번호판도 없고, 바퀴는 바람 빠지고….
강원랜드 주변인 사북·고한읍을 중심으로 강원 정선지역 곳곳에 버려진 차량 모습이다. 최근 정선군의 전수조사에서 모두 207대의 무단방치 차량이 확인됐다.

무단방치 차량 10대 중 7대는 사북·고한읍에서 발견됐다.

9개 읍면 중 사북읍이 전체의 47%인 98대로 가장 많았고, 고한읍이 51대로 두 번째로 많았다. 차량이 버려진 장소도 인적 드문 공터는 물론 강원랜드·아파트·공영 주차장, 도로변, 자동차정비소 등으로 다양했다.

정선군은 현재까지 이들 차량 중 절반인 108대를 강제 견인 조치했다.
◇ 도박 부작용의 하나인 도박 빚 담보 차량
정선군의 무단방치 차량 문제는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인 강원랜드로 말미암아 발생한 부작용 중 하나다. 2000년 말 강원랜드 카지노가 개장하자, 사북·고한에는 도박 자금을 빌려주는 전당포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차량은 전당포의 대표 담보물이었고, 전당포의 담보 차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급증한 전당포 담보 차량은 공영주차장을 점령하기 시작했고, 사북·고한지역은 주차 전쟁이 벌어졌다.
◇ 2018년 5월부터 견인, 폐차 등 강제 처리
정선군은 관련 조례를 개정해 2018년 5월부터 장기주차 차량의 견인, 폐차 등 강제 처리에 나섰다.

최근 2년간 강제 처리한 차량만 2019년 27대, 2020년 74대 등 101대에 이른다.

그러나 무단방치 차량은 꾸준히 발생 중이다.

결국 정선군은 대대적인 합동단속 등 무단방치 차량 '싹쓸이 작전'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말미암아 강원랜드 주변 전당포가 대폭 줄어든 올해가 무단방치 차량을 완전히 정리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영환 정선군 안전과장은 16일 "주차난 등 주민에게 불편을 주고 도시 민관을 해치는 무단방치 차량을 올해 안에 완전히 정리하겠다"며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이해를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