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엽서] 딸기, 땅나리, 땅비싸리, 땅채송화, 땅콩, 때죽나무

딸기
모두들 씨를 속에 품고 사는데

넌 어찌 죽은깨처럼

덕지덕지 얼굴에 바르니너를 맛나게 먹어

씨가 퍼질 리 없는데

그 사실을 넌 아는지 모르는지 나만 모르네







땅나리
땅꾼 땅도

아니어요

땅강아지 땅도

아니어요

땅딸보 땅은 더욱

아니구요

떠나온 땅을 그리워

땅만 본다고 땅이래요









땅비싸리
님에게 보이려는데

더 예쁠 필요 있나요?

우리 님이 보는데

더 클 필요 있나요?

언제 또는 어디서

더군다나 얼만큼은 사치

지금 여기 이대로

님 좋고 나 좋으면 천국









땅채송화
죄송해요 조금

작아서

마다하지 않고 저를

보려면

죄송하지만 쪼그리고

앉아 고개를 숙여주세요

그 보답으로 기쁜

웃음을 드릴게요









땅콩
어디서 무얼 어떻게 한고 산다는 게

뭐 대수랴

세상과 조금 다르게

산다는게 뭐 대수랴

21세기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에서

땅속에 보물을

숨기며 산다는게 뭐 대수랴









때죽나무
야물딱진 씨앗을 갈고 닦아 목걸이를

만들어

님에게 전해주며

이팝나무 씨앗이라 했네

세월 지나 알고

보니 때죽나무 씨앗인데이 인연처럼 그

사람도 착각하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