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경영컨설팅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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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사람을 고치고 경영학자는 기업을 고친다.’ 경영학 전공자들이 외치는 일의 귀결점이다. 망해가는 기업을 진단하고 약을 처방해서 다시 살아나게 끔 해주는 일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다.
이러한 경영학 전공자들의 사명에 의의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경영학과와 MBA에 진학을 한다. 특히 MBA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지지않는 관심을 보이는 나라가 우리나라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가까운 나라인 일본에서는 굳이 경영학을 배울 필요가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한계가 있고 실효성이 낮다는게 그 이유다. 그래서 이론 대신 실무를 통한 훈련을 위한 OJT 교육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대학에서 배우는 경영학, MBA 그 의미가 이제는 퇴색된 학문이 아닌가? 최근 스탠퍼드대학에서 기업에 경영컨설팅을 한 결과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실험을 해 보았다. 대상 기업은 인도 뭄바이 근방의 영세한 면직물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 기업은 가족경영을 하고 있었고 경영의 기본인 재고관리, 생산관리, 인적자원관리 등에서 낮은 경영현황을 보이고 있었다.
실험 대상으로 선택한 17개 기업을 5개월간 경영컨설턴트를 파견해 무료로 5개월간 컨설팅을 해 주었다. 반면 무작위로 선택된 96개의 기업에는 1개월간 현황만 파악하고 실제적인 컨설팅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른바 가짜 약을 투입하였다.
실험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경영컨설팅을 제대로 받은 기업에서는 불량률이 43%가 감소했다. 경영컨설팅을 통해 기업의 불량률을 측정하고 분류한 후 그 원인을 체계적으로 제시해 주었다. 재고도 현저하게 줄어 들었으며, 그 첫해 생산성이 17% 증가했다.
반면 가짜 약을 먹은 기업은 전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즉, 경영컨설턴트가 실질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는 별 차이가 없게 나타나게 되었다.
상기 실험은 당연한 결과다. 즉, 경영전문가가 실질적인 진단과 지식, 그리고 원인까지 체계적으로 제시한 기업이 당연히 높은 생산성이 보일 수 밖에 없다. 경영학, MBA 전공자가 발휘하는 지식적 투입이 좋은 성과를 가져오는 실험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에도 이런 결과가 나올까? 이미 경영관련 지식(전략, 품질, 마케팅, 생산, 인사관리, 재무관리 등)이 고도화 된 선진국에서 MBA의 이론을 제시한 경영컨설팅이 먹힐까? 현장에 근무한 대부분의 근로자는 지식근로자로서 지적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되어있는데 가능할까?
요즘 경영컨설팅을 해보면 대부분의 기업에서 “또 컨설팅이야?, 또 이러다 말겠지…, 문제는 우리가 아닌데…” 등의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그렇다. 후진국이나 지적 수준이 낮은 기업에는 경영 지식이 약하기 때문에 경영컨설팅의 효과가 높겠지만(위 인도의 사례처럼) 선진국 기업은 위의 사례처럼 제시된 컨설팅의 솔루션 만으로는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
실제 수준 높은 기업들을 컨설팅 해보면 실질적인 문제는 두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실행력이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경영컨설팅을 받아도 같은 문제의 원인이 제시된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그 원인을 누가 어떻게 실행하는가’ 이다. 반면 실행을 잘 하는 기업은 경영컨설팅을 받지 않는다. ‘책임 전가의 문제’가 강한 기업들이 경영컨설팅을 즐긴다. 제3자인 컨설턴트에게 책임을 전가해서 문제를 해결할려고 한다. 그리고 탓한다. 컨설턴트들의 실력에 문제가 있다고…
둘째는 오너(Owner)의 리더십에 있다. ‘조직문화가…, 상사의 눈치를, 형식적인 업무만 하게 되…, 곧 이직할 예정이에요…’등과 같은 의견의 실질적인 문제점은 오너에게 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점은 그 오너가 자신의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오너만 빼고 모든 사람은 오너의 문제가 크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경영컨설턴트를 부른다. “우리 사장님 좀 바꿔주세요” 라고…
그래서 요즘 경영컨설팅은 위 두 가지의 원인으로 인해 쉽지가 않다. 단순한 경영지식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직원의 의식개선부터 톱 매니저먼트인 리더십의 변화까지… 물리적인 변화가 아닌 인지적 변화까지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 요즘의 경영컨설팅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병을 고치를 위해서는 이제 어떠한 약을 처방해야 할까? 일본이 경영학을 멀리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게 아닐까?
by. 정인호 VC경영연구소 대표(ijeong13@naver.com) / www.vcm.or.kr
관련 블로그 : http://blog.naver.com/ijeong13
이러한 경영학 전공자들의 사명에 의의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경영학과와 MBA에 진학을 한다. 특히 MBA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지지않는 관심을 보이는 나라가 우리나라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가까운 나라인 일본에서는 굳이 경영학을 배울 필요가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한계가 있고 실효성이 낮다는게 그 이유다. 그래서 이론 대신 실무를 통한 훈련을 위한 OJT 교육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대학에서 배우는 경영학, MBA 그 의미가 이제는 퇴색된 학문이 아닌가? 최근 스탠퍼드대학에서 기업에 경영컨설팅을 한 결과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실험을 해 보았다. 대상 기업은 인도 뭄바이 근방의 영세한 면직물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 기업은 가족경영을 하고 있었고 경영의 기본인 재고관리, 생산관리, 인적자원관리 등에서 낮은 경영현황을 보이고 있었다.
실험 대상으로 선택한 17개 기업을 5개월간 경영컨설턴트를 파견해 무료로 5개월간 컨설팅을 해 주었다. 반면 무작위로 선택된 96개의 기업에는 1개월간 현황만 파악하고 실제적인 컨설팅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른바 가짜 약을 투입하였다.
실험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경영컨설팅을 제대로 받은 기업에서는 불량률이 43%가 감소했다. 경영컨설팅을 통해 기업의 불량률을 측정하고 분류한 후 그 원인을 체계적으로 제시해 주었다. 재고도 현저하게 줄어 들었으며, 그 첫해 생산성이 17% 증가했다.
반면 가짜 약을 먹은 기업은 전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즉, 경영컨설턴트가 실질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는 별 차이가 없게 나타나게 되었다.
상기 실험은 당연한 결과다. 즉, 경영전문가가 실질적인 진단과 지식, 그리고 원인까지 체계적으로 제시한 기업이 당연히 높은 생산성이 보일 수 밖에 없다. 경영학, MBA 전공자가 발휘하는 지식적 투입이 좋은 성과를 가져오는 실험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에도 이런 결과가 나올까? 이미 경영관련 지식(전략, 품질, 마케팅, 생산, 인사관리, 재무관리 등)이 고도화 된 선진국에서 MBA의 이론을 제시한 경영컨설팅이 먹힐까? 현장에 근무한 대부분의 근로자는 지식근로자로서 지적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되어있는데 가능할까?
요즘 경영컨설팅을 해보면 대부분의 기업에서 “또 컨설팅이야?, 또 이러다 말겠지…, 문제는 우리가 아닌데…” 등의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그렇다. 후진국이나 지적 수준이 낮은 기업에는 경영 지식이 약하기 때문에 경영컨설팅의 효과가 높겠지만(위 인도의 사례처럼) 선진국 기업은 위의 사례처럼 제시된 컨설팅의 솔루션 만으로는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
실제 수준 높은 기업들을 컨설팅 해보면 실질적인 문제는 두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실행력이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경영컨설팅을 받아도 같은 문제의 원인이 제시된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그 원인을 누가 어떻게 실행하는가’ 이다. 반면 실행을 잘 하는 기업은 경영컨설팅을 받지 않는다. ‘책임 전가의 문제’가 강한 기업들이 경영컨설팅을 즐긴다. 제3자인 컨설턴트에게 책임을 전가해서 문제를 해결할려고 한다. 그리고 탓한다. 컨설턴트들의 실력에 문제가 있다고…
둘째는 오너(Owner)의 리더십에 있다. ‘조직문화가…, 상사의 눈치를, 형식적인 업무만 하게 되…, 곧 이직할 예정이에요…’등과 같은 의견의 실질적인 문제점은 오너에게 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점은 그 오너가 자신의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오너만 빼고 모든 사람은 오너의 문제가 크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경영컨설턴트를 부른다. “우리 사장님 좀 바꿔주세요” 라고…
그래서 요즘 경영컨설팅은 위 두 가지의 원인으로 인해 쉽지가 않다. 단순한 경영지식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직원의 의식개선부터 톱 매니저먼트인 리더십의 변화까지… 물리적인 변화가 아닌 인지적 변화까지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 요즘의 경영컨설팅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병을 고치를 위해서는 이제 어떠한 약을 처방해야 할까? 일본이 경영학을 멀리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게 아닐까?
by. 정인호 VC경영연구소 대표(ijeong13@naver.com) / www.vc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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