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으로 온 국민 부자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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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전남 2곳에 카지노 설립 추진
내국인도 출입 강원랜드급 정부가 관광산업과 서비스업 활성화를 위해 경남권과 전남권 2곳에 내 · 외국인이 모두 출입할 수 있는 강원랜드급 카지노 사업장 2곳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카지노 사업장 인근에 리조트를 포함하는 대규모 위락시설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6일 기획재정부와 경남 · 전남도,부산광역시 등에 따르면 국토연구원은 올해초 이들 기관에서 카지노 사업장 도입에 관한 연구 용역을 의뢰받았고 오는 9월 중순께 세부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 용역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남해안 선벨트 구상을 구체화하는 단계에서 발주됐으며 정부의 광역경제권 육성전략인 ‘남해안권 발전종합계획’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와 지자체는 새 카지노 사업장을 최소한 강원랜드 이상의 규모로 만들어 국내 관광객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강원랜드는 132개의 카지노 테이블과 960대의 슬롯머신을 보유하고 있으며 32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1조1493억원의 매출에 30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등 뛰어난 수익성을 발판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강원랜드는 또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15년까지 내국인 카지노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남해안에 들어설 카지노 사업장들의 실제 운영은 2015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 기사원문보기
책 제목 : 유쾌한 딜레마 여행
저자 : 줄리언 바지니
‘마지’는 수학자가 아니지만 룰렛을 해서 부자가 될 수 있는 아주 쉬운 방법을 방금 전에 발견했다. 그녀는 며칠동안 카지노에서 바퀴가 회전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그러는 사이 그녀는 볼이 검정 슬롯이나 빨간 슬롯 중 어느 한쪽에만 연달아 들어가는 일이 놀라울 정도로 흔히 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같은 색 슬롯에 다섯 번 연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매우 드물며, 여섯 번 연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하루에 한두번 밖에 생기지 않았다. 마지는 이 방법을 쓸 것이다. 공이 같은 색 슬롯에 여섯 번 연속으로 들어갈 확률은 아주 적다. 그래서 가만 지켜보다가 공이 만약 빨간 슬롯에 다섯 번 연속으로 들어가면 다음 번은 검정 슬롯에 들어가리라고 확신할 수있을 것이다. 그러면 여섯 번 연속으로 같은 색 슬롯에 들어가는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그녀가 질 확률보다는 이길 확률이 훨씬 높은 것이다. 그녀의 자신감은 너무나 확고했고, 벌써부터 번 돈을 어떻게 쓸지 궁리하기 시작했다.
———-
라스베가스는 무척 화려한 도시이다. 그 곳이야말로 상상력의 결정체이다. 그 곳에 가면 꿈같은 일이 벌어질 것만 같고, 실제로 아주 가끔은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 놀라운 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싱가포르, 마카오,스페인등에서 제2의 라스베가스를 건설한다고 한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좀더 많은 라스베가스들이 생겨날 모양이다. 게다가 실제로 ‘마지’와 같은 사람들이 도박을 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떼부자가 될 것이다. 부자되기 참 쉽다. 강원랜드의 경영실적을 보면 참 놀랍다. 요즘같은 세상에 이익률이 30%에 가까우니 말이다. 최근 30여년 동안 창업을 한 기업중에서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단 2개뿐이라는 데, 강원랜드는 정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1조원의 매출을 올렸으니 대단한 칭찬을 받아야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 더 많은 라스베가스, 더 많은 강원랜드가 요즘의 높은 실업율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처럼 보이기도 하는 게 당연할 수도 있겠다.
도박장도 돈을 벌고, 도박하는 사람도 돈을 벌 수있다면야 굳이 더 많은 라스베가스, 더 많은 강원랜드를 반대할 필요가 있을까 마는, 실제로 돈은 도박장이 벌고 도박꾼은 잃는 게 도박의 변치않는 법칙이다. 그리고 도박장의 주인은 지방정부든, 중앙정부든 정부가 될 것은 분명하다. 세금이 부족해서 그런가? 아니면 그렇게라도 해서 실업율을 줄이고 싶은가?
어쩌면 국내 도박꾼보다는 외국의 도박꾼들이 와주었으면 하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건전한 도박꾼들이 왔으면 하는 마음일 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
하지만 라스베가스에서든, 정선에서든 도박으로 패가망신한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있다. 애초부터 건전한 도박은 없다. 차라리 그 돈으로 좀더 생산적인 곳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물론 도박장처럼 수익성이 높은 투자처를 찾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하우스노릇을 하는 정부라는 말도 없을 것이니 말이다. 아니면 온 국민이 카지노에서 절대로 돈을 잃지 않는 방법을 만들어내어 최소한 정부공인 도박장에서 패가망신하는 국민이 없도록 하면 모를까. 그럼 ‘마지’의 생각대로 하면 돈을 딸 수있을까? 그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과거에 일어난 슬롯의 확률은 앞으로 일어날 일의 확률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공이 다섯 번 연속으로 같은 슬롯에 들어갔을 때 여섯 번 연속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잦은 지 관찰했다면 그 확률이 50대 50보다 조금 낮다(룰렛 휠에는 녹색 슬로도 두 개가 있다. 그래서 반반의 확률이 아니다). 결국 마지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상상한 것을 확신한 서툰 실험가에 불과하다.
3200명을 고용한 강원랜드 때문에 얼마나 많은 ‘마지’들이 작년에만 1조원이 넘는 돈을 잃고서, 절망의 나락에 빠졌는 지를 생각한다면 더 많은 강원랜드는 고사하고, 있는 것조차 없애 버려야 한다.
내국인도 출입 강원랜드급 정부가 관광산업과 서비스업 활성화를 위해 경남권과 전남권 2곳에 내 · 외국인이 모두 출입할 수 있는 강원랜드급 카지노 사업장 2곳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카지노 사업장 인근에 리조트를 포함하는 대규모 위락시설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6일 기획재정부와 경남 · 전남도,부산광역시 등에 따르면 국토연구원은 올해초 이들 기관에서 카지노 사업장 도입에 관한 연구 용역을 의뢰받았고 오는 9월 중순께 세부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 용역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남해안 선벨트 구상을 구체화하는 단계에서 발주됐으며 정부의 광역경제권 육성전략인 ‘남해안권 발전종합계획’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와 지자체는 새 카지노 사업장을 최소한 강원랜드 이상의 규모로 만들어 국내 관광객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강원랜드는 132개의 카지노 테이블과 960대의 슬롯머신을 보유하고 있으며 32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1조1493억원의 매출에 30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등 뛰어난 수익성을 발판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강원랜드는 또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15년까지 내국인 카지노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남해안에 들어설 카지노 사업장들의 실제 운영은 2015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 기사원문보기
책 제목 : 유쾌한 딜레마 여행
저자 : 줄리언 바지니
‘마지’는 수학자가 아니지만 룰렛을 해서 부자가 될 수 있는 아주 쉬운 방법을 방금 전에 발견했다. 그녀는 며칠동안 카지노에서 바퀴가 회전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그러는 사이 그녀는 볼이 검정 슬롯이나 빨간 슬롯 중 어느 한쪽에만 연달아 들어가는 일이 놀라울 정도로 흔히 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같은 색 슬롯에 다섯 번 연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매우 드물며, 여섯 번 연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하루에 한두번 밖에 생기지 않았다. 마지는 이 방법을 쓸 것이다. 공이 같은 색 슬롯에 여섯 번 연속으로 들어갈 확률은 아주 적다. 그래서 가만 지켜보다가 공이 만약 빨간 슬롯에 다섯 번 연속으로 들어가면 다음 번은 검정 슬롯에 들어가리라고 확신할 수있을 것이다. 그러면 여섯 번 연속으로 같은 색 슬롯에 들어가는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그녀가 질 확률보다는 이길 확률이 훨씬 높은 것이다. 그녀의 자신감은 너무나 확고했고, 벌써부터 번 돈을 어떻게 쓸지 궁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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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는 무척 화려한 도시이다. 그 곳이야말로 상상력의 결정체이다. 그 곳에 가면 꿈같은 일이 벌어질 것만 같고, 실제로 아주 가끔은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 놀라운 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싱가포르, 마카오,스페인등에서 제2의 라스베가스를 건설한다고 한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좀더 많은 라스베가스들이 생겨날 모양이다. 게다가 실제로 ‘마지’와 같은 사람들이 도박을 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떼부자가 될 것이다. 부자되기 참 쉽다. 강원랜드의 경영실적을 보면 참 놀랍다. 요즘같은 세상에 이익률이 30%에 가까우니 말이다. 최근 30여년 동안 창업을 한 기업중에서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단 2개뿐이라는 데, 강원랜드는 정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1조원의 매출을 올렸으니 대단한 칭찬을 받아야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 더 많은 라스베가스, 더 많은 강원랜드가 요즘의 높은 실업율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처럼 보이기도 하는 게 당연할 수도 있겠다.
도박장도 돈을 벌고, 도박하는 사람도 돈을 벌 수있다면야 굳이 더 많은 라스베가스, 더 많은 강원랜드를 반대할 필요가 있을까 마는, 실제로 돈은 도박장이 벌고 도박꾼은 잃는 게 도박의 변치않는 법칙이다. 그리고 도박장의 주인은 지방정부든, 중앙정부든 정부가 될 것은 분명하다. 세금이 부족해서 그런가? 아니면 그렇게라도 해서 실업율을 줄이고 싶은가?
어쩌면 국내 도박꾼보다는 외국의 도박꾼들이 와주었으면 하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건전한 도박꾼들이 왔으면 하는 마음일 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
하지만 라스베가스에서든, 정선에서든 도박으로 패가망신한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있다. 애초부터 건전한 도박은 없다. 차라리 그 돈으로 좀더 생산적인 곳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물론 도박장처럼 수익성이 높은 투자처를 찾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하우스노릇을 하는 정부라는 말도 없을 것이니 말이다. 아니면 온 국민이 카지노에서 절대로 돈을 잃지 않는 방법을 만들어내어 최소한 정부공인 도박장에서 패가망신하는 국민이 없도록 하면 모를까. 그럼 ‘마지’의 생각대로 하면 돈을 딸 수있을까? 그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과거에 일어난 슬롯의 확률은 앞으로 일어날 일의 확률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공이 다섯 번 연속으로 같은 슬롯에 들어갔을 때 여섯 번 연속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잦은 지 관찰했다면 그 확률이 50대 50보다 조금 낮다(룰렛 휠에는 녹색 슬로도 두 개가 있다. 그래서 반반의 확률이 아니다). 결국 마지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상상한 것을 확신한 서툰 실험가에 불과하다.
3200명을 고용한 강원랜드 때문에 얼마나 많은 ‘마지’들이 작년에만 1조원이 넘는 돈을 잃고서, 절망의 나락에 빠졌는 지를 생각한다면 더 많은 강원랜드는 고사하고, 있는 것조차 없애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