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73) 세종의 역지사지 리더십에서 배운다

“우리나라 말이 중국 말과 달라서 백성들이 서로 소통이 안되니 불쌍한 백성을 위해 28자의 한글을 만들어 백성을 편한하게 하고져 한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이유가 세종어지에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전 세계에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 수없이 많은 언어가 있지만 이러한 언어들은 세월이 지나면서 진화된 언어들이다. 하지만 한 나라의 임금이 오로지 자신의 소중한 고객인 백성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서 만든 언어는 한글밖에 없다. 그래서 한글은 더욱 위대한 언어다.

세종대왕은 53세의 짧은 인생을 살면서 고혈압, 당뇨 등 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가정사가 불운했지만 항상 힘없는 백성을 위해 노력했다. 여성 노비가 출산을 하면 100일의 휴가를 주고, 남편에게도 30일의 휴가를 주는 현대판 출산 복지 정책을 처음 도입했다. 교통수단도 없는 그 당시 전국 17만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서 백성들을 위해 세법을 개정했다. 북방의 여진족이 자주 쳐들어와 백성을 괴롭히니 4군  6진을 설치해서 여진족을 몰아낸다.
세종대왕 집권 기간에 가뭄이 많이 들자, 자신이 백성을 잘 보살피지 않아 하늘이 노해서라고 생각하고 철야 기도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 측우기도 이때 만들어졌다.세종대왕이 최만리 같은 양반들이 그토록 반대하던 한글을 끝까지 만든 것은 중국 말과 우리 말이 달라 소통이 안되고 한문을 잘 몰라 생활에 불편을 겪는 백성들을 위한 마음이 강했기 때문으로 민본 중심의 리더십 이었다. 또한 세종대왕이 선비들의 의견을 물어 우리 백성을 괴롭히는 북방의 여진족을 몰아내고 4군 6진을 설치해서 오늘날 두만강, 압록강을 경계로 하는 우리의 국경이 되게 만든 것은 리더 한 사람의 판단과 결정이 자손만대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는 링컨이 아니라 세종대왕이 먼저였다.
세종대왕은 1418년 취임사에서 3가지를 얘기했다. ‘民惟邦本’,  ‘施仁發政’,  ‘爲政人最’가 바로 그것이다. 민유방본은 백성이 근본이다, 시인발정은 백성을 위해 어진 정치를 하겠다. 위정인최는 최고 인재에 의해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445년이 지난뒤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Of the people, For the people, By the people를 얘기했다. 하지만 링컨이 얘기한 Of the people은 민유방본,  For the people은 시인발정,  By the people은 위정인최와 같은 의미다. 즉, 세종이 링컨보다 445년 전 민주주의의 대표적인 메시지를 먼저 언급한 것이다. 정말 훌륭한 지도자였다.

세종실록에는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새종대왕의 어록들을 많이 엿볼 수 있다.  세종실록 3권, 세종 1년 2월 12일(1419년)
“백성이란 것은 나라의 근본이요,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과 같이 우러러보는 것이다.
슬프다, 한 많은 백성이 굶어 죽게 된 형상은 부덕한 나로서 두루 알 수 없으니, 만약 한 백성이라도 굶어 죽은 자가 있다면, 감사나 수령이 모두 교서를 위반한 것으로써 죄를 논할 것이다.“,
세종실록 30권, 세종 7년 12월 22일(1425년)
“수령의 임무는 지중(至重)하다. 그런 까닭에 뽑고 가려서 명령하는 것이다. 내가 백성의 일에 대하여 친히 볼 수 없으므로 그대들을 보내어 명령하는 것이니, 수령의 임무는 백성을 사랑하는 것을 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오늘의 가르침을 잊지 말고 힘써 하여라.“즉, 세종대왕은 무식하고 힘없는 백성이지만 임금에게 가장 소중한 고객인 백성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역지사지의 리더십을 보여준 우리나라 최고의 경영자였다고 볼 수 있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