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유럽, 중국이 유명 단체 제재하자 놀라"

"EU 정치안전위원회·싱크탱크 MERICS 포함 가장 눈길"
중국이 신장 위구르 인권문제와 관련해 발표한 유럽연합(EU) 제재 명단에 유명 단체들이 포함돼 있어 유럽 정치권이 놀랐다고 홍콩 명보가 24일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2일 "중국의 주권과 이익을 심각히 침해하고, 악의적으로 거짓말과 가짜정보를 퍼뜨린 유럽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을 제재하기로 했다"며 EU이사회 정치안전위원회(PSC)와 독일의 저명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중국학연구소(MERICS)를 명단에 올렸다.

PSC는 외교와 안보 정책을 다루는 EU이사회 상설기구다.

EU 27개 회원국 대사로 구성되며 2주에 한번씩 회의를 개최한다. 명보는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PSC를 "중국이 제재한 가장 중요한 단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 단체에 속한) 모든 나라 대사도 제재 대상에 올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명보는 유럽 정치권이 MERICS가 제재 명단에 포함된 것에도 놀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최근 몇년간 MERICS가 정치화됐다고 종종 비판했지만 이 단체는 여전히 독일과 유럽에서 영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격적이고 배타적 민족주의 성향의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를 이끄는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23일 웨이보에 "MERICS는 독일과 유럽에서 가장 큰 중국 연구센터"라며 "중국과의 관계가 끊어진다는 것은 연구센터의 연구 채널이 끊어지고 그 영향력이 큰 타격을 받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명보는 중국이 제재 명단을 발표하자 유럽의회가 23일 EU-중국 투자협정 검토 회의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EU와 중국은 지난해 12월 30일 투자협정 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명보는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유럽의회가 EU-중국 투자협정을 비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번 중국의 제재 명단에는 주요 유럽의회 의원 5명과 EU 회원국 하원의원 3명도 포함됐다. 중국은 제재 명단을 발표하면서 "중국 본토 및 홍콩·마카오 입국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