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준 보이콧' 배수진에 백악관, 아시아계 전담 고위연락책 신설
입력
수정
아시아계 민주 의원 2인방 "아시아계 요직 기용않으면 반대표 행사" 최후통첩
백악관 부랴부랴 '고위직 참모 추가' 심야 성명…애틀랜타 총격 후폭풍 계속 미국 백악관이 아시아·태평양계(AAPI) 지도자들을 대변할 연락 담당 고위 참모를 추가로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집권당인 민주당 상원의원 가운데 아시아계 여성 2인방인 태미 덕워스(일리노이)·메이지 히로노(하와이) 의원이 인종적 다양성에 부합하지 않는 임명직 지명자들에 대한 인준 보이콧 카드까지 꺼내 들며 백악관을 압박한 끝에 관철한 성과이다.
지난 16일 밤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계기로 아시아를 표적으로 한 증오범죄에 대한 우려가 고조, AAPI의 입장이 더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와중에서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덕워스·히로노 상원의원은 이날 오후 행정부에 아시아·태평양계 지도자들이 과소대표돼 있다면서 아시아계 인사들의 요직 진출을 요구하며 다양성을 반영하지 않은 인사에 대해서는 인준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덕워스 의원은 공석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직과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직 등을 거론하며 백악관이 행정부내 최고위직 아시아계 지명을 확약할 때까지 인종적 다양성 없는 지명자에 대해서는 누구라도 반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상원 내 민주당과 공화당 의석분포는 50대50 동수로, 민주당 내에서 이탈표가 하나라도 발생하면 인준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당장 지난 4일 인준 청문회가 열렸던 국방부 '넘버3' 콜린 칼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지명자 등의 인준이 위협받게 될 상황에 처했다. 덕워스 의원은 태국계, 히로노 의원은 일본계로, 두 의원은 상원내 유일한 아시아계라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전했다.
인준 권한을 무기로 한 이들 두 의원의 최후통첩에 부랴부랴 백악관은 수습에 나섰고, 이날 밤 백악관내에 AAPI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추가적으로 대표되고 반영될 수 있도록 할 담당 연락관을 추가로 기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에 이른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심야 성명에서 "대통령은 이번 행정부가 이 나라의 다양성을 반영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이것은 항상 우리의 목표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AAPI 전담 고위 연락책 신설을 약속했다.
이에 두 의원이 인준 거부 위협을 거둬들이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고 WSJ은 전했다.
덕워스 의원실은 백악관의 이번 조치를 평가한다면서 "이에 따라 덕워스 의원은 더 많은 AAPI 지도자들을 포함, 자격을 갖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자들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히로노 의원 역시 "내각 내 다양성의 중요성과 관련한 나의 관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오늘 백악관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인준 거부권 행사 방침을 철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밤 "우리는 역사상 가장 다양한 내각을 갖고 있다"며 "각료급 및 그 이하 직급에 많은 아시아계가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지난 22일 밤 백악관 참모와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전화 회의가 이들 의원을 더욱 격앙케 했다는 후문이다.
젠 오맬리 딜런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부 최고위직에 아시아계를 기용하지 않았다는 덕워스 의원의 문제제기에 "우리는 인도와 자메이카 이민자의 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말로 달래기를 시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덕워스 의원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할 말이 아니었다"며 모욕적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지난 1월 분석결과에 따르면 상원 인준이 필요한 직위를 놓고 봤을 때 바이든 행정부가 인종적으로 가장 높은 다양성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각료급에는 아시아계가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게 AAPI 인사들의 문제의식이다.
니라 탠든이 아시아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으로 지명됐지만 소셜 미디어 막말 전력에 발목이 잡혀 낙마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각료급으로 격상시킨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정도가 손에 꼽힌다. 이들 두 의원은 이날 인도 이민자 가정 출신의 비베크 머시 보건복지부 의무총감 겸 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인준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이 자리는 각료급은 아니다.
/연합뉴스
백악관 부랴부랴 '고위직 참모 추가' 심야 성명…애틀랜타 총격 후폭풍 계속 미국 백악관이 아시아·태평양계(AAPI) 지도자들을 대변할 연락 담당 고위 참모를 추가로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집권당인 민주당 상원의원 가운데 아시아계 여성 2인방인 태미 덕워스(일리노이)·메이지 히로노(하와이) 의원이 인종적 다양성에 부합하지 않는 임명직 지명자들에 대한 인준 보이콧 카드까지 꺼내 들며 백악관을 압박한 끝에 관철한 성과이다.
지난 16일 밤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계기로 아시아를 표적으로 한 증오범죄에 대한 우려가 고조, AAPI의 입장이 더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와중에서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덕워스·히로노 상원의원은 이날 오후 행정부에 아시아·태평양계 지도자들이 과소대표돼 있다면서 아시아계 인사들의 요직 진출을 요구하며 다양성을 반영하지 않은 인사에 대해서는 인준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덕워스 의원은 공석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직과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직 등을 거론하며 백악관이 행정부내 최고위직 아시아계 지명을 확약할 때까지 인종적 다양성 없는 지명자에 대해서는 누구라도 반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상원 내 민주당과 공화당 의석분포는 50대50 동수로, 민주당 내에서 이탈표가 하나라도 발생하면 인준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당장 지난 4일 인준 청문회가 열렸던 국방부 '넘버3' 콜린 칼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지명자 등의 인준이 위협받게 될 상황에 처했다. 덕워스 의원은 태국계, 히로노 의원은 일본계로, 두 의원은 상원내 유일한 아시아계라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전했다.
인준 권한을 무기로 한 이들 두 의원의 최후통첩에 부랴부랴 백악관은 수습에 나섰고, 이날 밤 백악관내에 AAPI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추가적으로 대표되고 반영될 수 있도록 할 담당 연락관을 추가로 기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에 이른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심야 성명에서 "대통령은 이번 행정부가 이 나라의 다양성을 반영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이것은 항상 우리의 목표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AAPI 전담 고위 연락책 신설을 약속했다.
이에 두 의원이 인준 거부 위협을 거둬들이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고 WSJ은 전했다.
덕워스 의원실은 백악관의 이번 조치를 평가한다면서 "이에 따라 덕워스 의원은 더 많은 AAPI 지도자들을 포함, 자격을 갖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자들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히로노 의원 역시 "내각 내 다양성의 중요성과 관련한 나의 관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오늘 백악관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인준 거부권 행사 방침을 철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밤 "우리는 역사상 가장 다양한 내각을 갖고 있다"며 "각료급 및 그 이하 직급에 많은 아시아계가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지난 22일 밤 백악관 참모와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전화 회의가 이들 의원을 더욱 격앙케 했다는 후문이다.
젠 오맬리 딜런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부 최고위직에 아시아계를 기용하지 않았다는 덕워스 의원의 문제제기에 "우리는 인도와 자메이카 이민자의 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말로 달래기를 시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덕워스 의원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할 말이 아니었다"며 모욕적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지난 1월 분석결과에 따르면 상원 인준이 필요한 직위를 놓고 봤을 때 바이든 행정부가 인종적으로 가장 높은 다양성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각료급에는 아시아계가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게 AAPI 인사들의 문제의식이다.
니라 탠든이 아시아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으로 지명됐지만 소셜 미디어 막말 전력에 발목이 잡혀 낙마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각료급으로 격상시킨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정도가 손에 꼽힌다. 이들 두 의원은 이날 인도 이민자 가정 출신의 비베크 머시 보건복지부 의무총감 겸 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인준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이 자리는 각료급은 아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