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치료제 '에피디올렉스' 4월부터 건보 적용…환자 부담↓

건정심 회의 개최…산정특례시 연간 투약 비용 2천만원→200만원
요양기관 비용 자료 검증·활용 위한 '의료비용분석 위원회' 운영
다음 달부터 중증 뇌전증 치료제로 쓰이는 '에피디올렉스' 내복액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의 부담이 줄어든다. 보건복지부는 26일 건강보험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신약 등재, 의료비분석위원회 구성·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건정심은 우선 중증 뇌전증 치료제로 쓰이는 '에피디올렉스 내복액',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줄토피플렉스터치주' 등 2개 품목에 건강보험을 새롭게 적용하기로 했다.

에피디올렉스는 대마 오일로 불리는 칸나비디올(CBD) 성분 의약품으로 뇌전증 치료에 주로 쓰인다. 건보 적용에 따라 에피디올렉스 내복액의 상한 금액은 병당 139만5천496원, 줄토피플렉스터치주의 상한 금액은 펜당 3만9천487원으로 각각 정해졌다.

에피디올렉스 내복액은 비급여 상태에선 연간 투약 비용이 약 2천만원에 달하지만 산정특례(진료비 본인 부담이 높은 중증질환자와 희귀난치성 질환자에 대해 본인부담률을 경감해주는 제도) 대상에 해당하면 약 200만원만 내면 돼 환자 부담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줄토피플렉스터치주 역시 환자 부담이 약 18만원 수준으로 기존(약 59만원)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신규 약제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해져 신약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환자의 진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 금액표' 고시를 개정해 에피디올렉스 내복액은 내달 1일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줄토피플렉스터치주는 5월부터 급여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건정심 산하에 요양기관 비용 자료 검증·활용을 위한 '의료비용분석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방안도 다뤄졌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시범사업 참여기관, 업무 협약 기관 등 패널 기관을 중심으로 한 회계 조사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나 합의된 계산 기준·방법이 정해지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

이에 복지부는 전문적 시각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요양기관의 의료비용·수익 자료 등을 꼼꼼히 따져 활용할 방침이다.

위원회에서는 의료 환경의 빠른 변화를 반영할 수 있도록 매년 정기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분석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며, 이를 의료 분야별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위원회 신설에 대해 "요양기관 비용 자료에 대한 합의된 기준을 활용해 충분히 검증하고 공신력을 높임으로써 향후 건정심 운영의 근거 자료를 지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건정심에서는 입원환자 전담 전문의 관리료의 성과를 평가할 방안도 논의했다.

입원 전담 전문의는 입원 병동에 24시간 상주하며 환자를 관리하는 전문의를 뜻한다. 복지부는 입원환자 전담 전문의 관리료의 수가 청구 현황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세부적인 의료 자원이나 수가 청구 현황을 분석해 효과적인 운영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