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샵 아프리카] '명불허전' 테이블마운틴, 코로나에 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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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지도에 병기 반가워…왜 꼭 와봐야 하는지 이해돼 명불허전(名不虛傳)이나 관광객은 많지 않았다. 케이프타운의 테이블마운틴은 역시 세계 7대 자연경관이라 할 만했다.
그러나 지난 25일(현지시간) 오전 찾았을 당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아직도 비교적 한적한 편이었다.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인근 도로변에 차를 대놓고 테이블마운틴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탔다. 평소 같으면 매표소에서 표를 사는 데 1시간, 다시 매표소에서 케이블카를 타는데 1시간 도합 2시간을 기다려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는 산이다.
그러나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는 거의 기다림 없이 바로 올라갈 수 있었다.
남아공은 변이 바이러스가 있다고 해서 외국인 방문객이 별로 없는 편이다. 이전 같으면 유럽인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미어터졌겠지만, 지금은 러시아인 등 일부만 빼고는 주로 내국인 관광객이라고 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관광대국 남아공에선 록다운(봉쇄령)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관광의 문호는 작년 6월 이후 단계적으로 열어놓은 상태다.
그나마 테이블마운틴 같은 명승지를 이렇게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 케이블카는 원래 65인승이나 탑승 인원을 절반으로 제한했고 각자 서는 위치도 바닥에 표시해놨다.
케이블카를 타기 전 오른쪽 벽에 세계 지도와 함께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테이블마운틴과 함께 대한민국 제주가 표시돼 있어 반가웠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나도 이 제주가 있는 한국에서 왔다고 말할 수 있었다.
케이블카에 올라타니 남산 서울타워처럼 서서히 바닥이 360도로 돌아가면서 경치를 볼 수 있다.
고도가 올라가면서 시야가 탁 트이고 아래 케이프타운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케이블카에 내려서 보니 저 멀리 대서양 바다가 파랗게 보여 눈이 시원하기 그지없었다.
거기에 푸른 녹지와 케이프타운의 둥근 월드컵 경기장, 항구, 왼편에 있는 라이언 헤드 등 여러 랜드마크가 보였다. 해안가에 우뚝 선 해발 1천84m의 테이블마운틴은 정상이 뾰족한 산이 아니다.
둘레가 4㎞ 정도 되는 평평한 고원 같은 특이한 모습이다.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뽑힌 것은 이런 특별한 탁상형 모습 때문만이 아니다.
테이블
마운틴 일대에만 있는 독특한 식생대도 한몫했다고 한다. 테이블마운틴 위에 올라서면 편하게 주변을 걸어 다니며 각각 가장 자리에서 사방의 빼어난 풍치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돌로 돼 있거나 포장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이따금 다른 관광객도 만날 수 있었다.
케냐에서 관광 왔다는 영국인 이안(33)은 "다시 영국으로 돌아갈까 했는데 남아공이 영국의 '적색국가' 명단에 있어 돌아가면 격리를 해야 한다"라면서 "그냥 현재 일하고 있는 케냐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걸어서 올라오는 코스도 봤는데 정말 가팔랐다.
도보로 한두 시간은 족히 올라와야 할 것 같았다. 비가 오면 깎아지른 절벽에서 빗물이 폭포처럼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테이블마운틴 정상은 시원한 바닷바람에 공기가 깨끗해서 좋았다.
둘레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인근 명소들을 좀 둘러봤다.
산 아래 부촌으로 해변을 낀 캠프스 베이는 록다운 강화에 해변이 폐쇄됐을 때도 카페들이 사람들로 가득 찬 곳이라고 했다.
이날도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는데, 배산임수의 집들은 남아공에서 가장 비싸다고 했다. 케이프타운 항구 쪽 워터프런트는 상가 쇼핑몰들이 함께 있는 곳으로 과거 하루 연인원 2만 명가량 드나들었다지만 역시 이곳도 이전만큼 사람이 많지는 않아 보였다.
넬슨 만델라-프레데리크 데 클레르크(1993년),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1984년), 앨버트 루툴리(1960년) 등 네 명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동상이 여기에 서 있었다. 남아공은 그래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네 명이나 배출한 국가이며 이들은 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에 반대한 공로가 있다.
케이프타운 앞바다에 만델라가 27년간 갇혀 있었던 로벤섬은 록다운으로 아직도 폐쇄돼 가볼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에 보니 테이블마운틴에 구름이 걸려 있었다.
전날 청명한 가운데 구경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케이프타운이라는 명칭은 여성복 어깨 망토(케이프)를 둘러쓴 모습과 같다는 데서 유래했다.
테이블 마운틴에 구름이 쭉 걸리면 그렇게 보인다는 것인데 실제로 보니 그럴 듯했다. 입법수도인 케이프타운은 남아공의 근세 도시 가운데 제일 오래된 도시이다. 2박 3일의 빠듯한 출장 일정상 좀 더 많이 둘러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남아공에 오면 꼭 한번 봐야 할 곳이라는 말이 이해된 방문이었다. /연합뉴스
그러나 지난 25일(현지시간) 오전 찾았을 당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아직도 비교적 한적한 편이었다.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인근 도로변에 차를 대놓고 테이블마운틴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탔다. 평소 같으면 매표소에서 표를 사는 데 1시간, 다시 매표소에서 케이블카를 타는데 1시간 도합 2시간을 기다려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는 산이다.
그러나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는 거의 기다림 없이 바로 올라갈 수 있었다.
남아공은 변이 바이러스가 있다고 해서 외국인 방문객이 별로 없는 편이다. 이전 같으면 유럽인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미어터졌겠지만, 지금은 러시아인 등 일부만 빼고는 주로 내국인 관광객이라고 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관광대국 남아공에선 록다운(봉쇄령)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관광의 문호는 작년 6월 이후 단계적으로 열어놓은 상태다.
그나마 테이블마운틴 같은 명승지를 이렇게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 케이블카는 원래 65인승이나 탑승 인원을 절반으로 제한했고 각자 서는 위치도 바닥에 표시해놨다.
케이블카를 타기 전 오른쪽 벽에 세계 지도와 함께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테이블마운틴과 함께 대한민국 제주가 표시돼 있어 반가웠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나도 이 제주가 있는 한국에서 왔다고 말할 수 있었다.
케이블카에 올라타니 남산 서울타워처럼 서서히 바닥이 360도로 돌아가면서 경치를 볼 수 있다.
고도가 올라가면서 시야가 탁 트이고 아래 케이프타운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케이블카에 내려서 보니 저 멀리 대서양 바다가 파랗게 보여 눈이 시원하기 그지없었다.
거기에 푸른 녹지와 케이프타운의 둥근 월드컵 경기장, 항구, 왼편에 있는 라이언 헤드 등 여러 랜드마크가 보였다. 해안가에 우뚝 선 해발 1천84m의 테이블마운틴은 정상이 뾰족한 산이 아니다.
둘레가 4㎞ 정도 되는 평평한 고원 같은 특이한 모습이다.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뽑힌 것은 이런 특별한 탁상형 모습 때문만이 아니다.
테이블
마운틴 일대에만 있는 독특한 식생대도 한몫했다고 한다. 테이블마운틴 위에 올라서면 편하게 주변을 걸어 다니며 각각 가장 자리에서 사방의 빼어난 풍치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돌로 돼 있거나 포장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이따금 다른 관광객도 만날 수 있었다.
케냐에서 관광 왔다는 영국인 이안(33)은 "다시 영국으로 돌아갈까 했는데 남아공이 영국의 '적색국가' 명단에 있어 돌아가면 격리를 해야 한다"라면서 "그냥 현재 일하고 있는 케냐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걸어서 올라오는 코스도 봤는데 정말 가팔랐다.
도보로 한두 시간은 족히 올라와야 할 것 같았다. 비가 오면 깎아지른 절벽에서 빗물이 폭포처럼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테이블마운틴 정상은 시원한 바닷바람에 공기가 깨끗해서 좋았다.
둘레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인근 명소들을 좀 둘러봤다.
산 아래 부촌으로 해변을 낀 캠프스 베이는 록다운 강화에 해변이 폐쇄됐을 때도 카페들이 사람들로 가득 찬 곳이라고 했다.
이날도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는데, 배산임수의 집들은 남아공에서 가장 비싸다고 했다. 케이프타운 항구 쪽 워터프런트는 상가 쇼핑몰들이 함께 있는 곳으로 과거 하루 연인원 2만 명가량 드나들었다지만 역시 이곳도 이전만큼 사람이 많지는 않아 보였다.
넬슨 만델라-프레데리크 데 클레르크(1993년),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1984년), 앨버트 루툴리(1960년) 등 네 명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동상이 여기에 서 있었다. 남아공은 그래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네 명이나 배출한 국가이며 이들은 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에 반대한 공로가 있다.
케이프타운 앞바다에 만델라가 27년간 갇혀 있었던 로벤섬은 록다운으로 아직도 폐쇄돼 가볼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에 보니 테이블마운틴에 구름이 걸려 있었다.
전날 청명한 가운데 구경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케이프타운이라는 명칭은 여성복 어깨 망토(케이프)를 둘러쓴 모습과 같다는 데서 유래했다.
테이블 마운틴에 구름이 쭉 걸리면 그렇게 보인다는 것인데 실제로 보니 그럴 듯했다. 입법수도인 케이프타운은 남아공의 근세 도시 가운데 제일 오래된 도시이다. 2박 3일의 빠듯한 출장 일정상 좀 더 많이 둘러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남아공에 오면 꼭 한번 봐야 할 곳이라는 말이 이해된 방문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