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복귀한 한화그룹, 신규사업 드라이브 건다

한화솔루션·㈜한화, 질산 유도품 등 자체 생산에 3천500억원 투자
우주항공 조단위 투자 이어 주력사업 공격적 사업 확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면서 한화 핵심 계열사들이 신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우주·항공에 조단위의 투자를 진행하는데 이어 질산 유도품(DNT)의 자체 생산도 추진한다.

한화솔루션과 ㈜한화는 공동으로 총 3천500억원을 투자해 여수 산단에 질산과 질산 유도품(DNT) 생산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질산과 톨루엔을 원료로 생산되는 DNT는 인조가죽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의 핵심 원료다. 한화솔루션은 1천600억원, ㈜한화는 1천900억원을 각각 투자해 질산과 질산 유도품(DNT) 시설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그동안 TDI를 휴켐스로부터 구입해왔는데 이 공장이 완공되면 TDI의 100% 자체 생산이 가능해진다.

양 사는 한화솔루션 여수 산단에 있던 폴리실리콘 부지 13만2천㎡ 가운데 절반인 6만6천㎡을 활용해 연산 18만t 규모의 TDI 생산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2024년 1월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DNT 자체 생산으로 가성소다·염소, 합성가스, DNT, TDI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구축하게 된다"며 "기존 사업의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TDI를 자체 생산하면 원가 개선으로 영업이익률이 약 10%포인트가량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는 이 사업을 통해 40만t의 질산을 생산하는 등 질산 사업을 확대한다.

㈜한화는 질산 사업 경쟁력을 높여 무기화학과 유도체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에 앞서 한화그룹은 방산·우주·항공 기업인 한화시스템에 1조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화시스템의 최대 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에이치솔루션이 총 7천3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동원·동선 등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한화시스템은 올해부터 3년 동안 저궤도(LEO·Low Earth Orbit) 위성통신에 5천억원, 에어모빌리티 사업에 4천500억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2천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저궤도 위성통신과 에어모빌리티(에어택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재계는 한화그룹의 최근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데에는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김승연 회장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달 취업제한이 풀리면서 그룹 회장과 함께 이달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등 3개 사의 미등기 임원을 맡았다.

김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미래 신사업으로 꼽은 우주·항공을 비롯해 그린수소 에너지 등 신사업 등 그룹의 성장동력 확대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는 앞으로 한화종합화학의 상장으로 그룹의 캐시카우(현금)가 확보됨에 따라 더욱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한화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과 투자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김동관 사장 등 삼남에 대한 후계 구도도 점차 명확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