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부평공장 절반 가동 장기화…구조조정 우려까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여파…"내년 7월 이후 생산 일정 없어 불안"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한국지엠(GM) 부평공장의 가동 축소가 장기화하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일 한국GM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등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2공장의 가동률은 지난 2월8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50%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한국GM의 가동률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전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수요가 줄었다고 판단한 반도체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생산량을 줄이면서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미국 텍사스의 기록적인 정전과 일본 차량용 반도체 업체의 화재 등이 겹치면서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를 제때 구하지 못하고 있다.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를 생산하는 한국GM 부평2공장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이 있자 하루 가동 시간을 주·야간 16시간에서 주간 8시간으로 줄인 상태다.

부평2공장의 하루 차량 생산량도 480대에서 240대 수준으로 줄었다. 부평2공장 직원들은 금방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던 공장 가동률 축소가 장기화하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부평2공장의 생산 일정은 내년 7월까지로만 돼 있고, 추가 생산 물량 배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앞으로 구조조정이나 공장 폐쇄 가능성까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노조는 신차 생산 물량을 부평2공장에 배정하는 것을 확약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사는 '시장의 수요를 고려하여 최대한 부평 2공장에서 현재 생산하고 있는 차종에 대한 생산 일정을 연장한다'고만 했다.

임단협 타결 이후 노사는 부평2공장의 신차 물량 배정 여부 등을 논의하는 '미래발전위원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못했다.

여기에 한국GM 사측이 경남 창원과 제주의 부품 센터와 사업소 폐쇄를 추진하면서 향후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는 모습이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공장 가동 축소가 일시적 현상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부평2공장의 미래가 불투명한 현실은 현장 조합원들의 의혹과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올해 임금협상과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근본적 대안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