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택시 타고 학교 가요"…전북 농촌지역 '통학 택시' 확산

도내 13개 시·군 노선버스 없는 학생 지원…요금 500∼1천원
"버스 시간에 맞춰 아침마다 달리지 않아도 되고 아침밥도 꼬박꼬박 챙겨 먹어요. "
중학교 3학년인 이모(15·완주군) 군은 요즘 한층 여유롭게 등교하고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된 3월부터 전북 농촌지역 일부에 '중·고등학생 통학 택시'가 운행되는 덕분이다.

전북 지역 통학 택시는 면(面) 지역이 없는 전주시를 제외한 13개 모든 시·군에서 운영 중이다. 버스가 다니지 않는 오지 마을을 대상으로 한 통학 택시는 학생이 사는 마을과 중·고등학교를 정기운행 또는 콜제로 운행하는 것을 말한다.

학생은 탑승지에서 해당 학교까지 이동하며 요금으로 500∼1천원만 내면 된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은 무료다. 거리에 따른 나머지 택시 요금은 군에서 부담한다.

시·군마다 매년 2억원 가량을 들여 100명 안팎의 학생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용 횟수는 등·하교를 기준으로 하루 2회를 원칙으로 하고 휴일 및 방학은 지원에서 제외된다. 통학 거리가 편도 2∼4km로 노선버스가 없거나 이용하더라도 수업 시간에 맞출 수 없어 도보 또는 자전거 등으로 통학하는 학생이 대상이다.
이 택시를 이용하는 학생 대부분은 버스 승강장까지 30분 안팎을 걸어 나와야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차디찬 눈바람과 이글거리는 햇볕을 머리에 지고 매번 여름과 겨울을 나야 하는 불편이나 수고를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고마움은 학생들뿐이 아니다.

손님이 없어 장시간 터미널이나 시장 근처에서 차를 세워놓고 몇 시간이고 대기하던 택시 기사들에게도 통학 택시는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일이다.

택시 기사 이모(48·진안군 진안읍)씨는 "농번기인 요즘엔 손님이 거의 없어 기름값(가스비)마저 아까워 아예 시동을 꺼놓고 있는 것이 다반사"라면서 "다행히 아침·저녁에 학생들을 실어나르면서 돈벌이가 되고 있다"고 반겼다. 임실군 관계자는 "통학 택시 운행은 교통 사각지대인 오지마을에 사는 학생들에게는 교통복지 혜택이, 어려움을 겪는 택시업계에는 경제적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