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부스터샷' 새 변수로…전문가 "추가 계약도 필요한 상황"

정부 "백신 조기도입 위해 범정부적으로 노력"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불안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부스터 샷'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부스터 샷은 백신 효과를 보강하기 위해 일정시간이 지난 뒤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을 뜻한다.

아스트라제네카(AZ)나 화이자처럼 두 번 접종하는 백신의 경우 3차 접종을 하는 식이다.

현재 미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 정부의 결정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각국의 백신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자국내 수요가 늘어나면서 '백신 이기주의'가 더 기승을 부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들 입장에서는 상황이 더 꼬이는 셈이다. 기존에 구매계약한 물량도 도입 시점이 당초보다 더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미국 '백신 부스터샷 계획 수립 중…정부 "전문가와 논의 필요"
17일 보건당국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미 정부는 현재 코로나19 백신의 추가 접종 계획을 수립 중이다.

미 정부의 백신 정책을 이끄는 데이비드 케슬러 보건복지부 코로나19 대응 수석과학담당자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하원 코로나19 청문회에서 "백신의 추가 도스(1회 접종분) 가능성과 관련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고,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역시 같은 날 백신을 맞은 사람이 1년 안에 세 번째 접종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보건당국은 각국의 '부스터 샷' 동향을 주시하면서 관련 자료가 확보되는대로 내부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배경택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접종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한번 접종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과학적 근거를 갖고 전문가들과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도 백신을 맞은 뒤 항체가 어느 정도 지속하는지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결과가 나오면 외국 사례와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의사 결정이 변경될 필요가 있으면 전문가위원회 등을 통해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 "부스터 샷 고려한 추가 계약도 고려해야"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부스터 샷을 진행하기로 최종 결정하면 국내 백신수급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백신은 총 7천900만명분으로, 이 가운데 이미 도입됐거나 상반기 도입이 확정된 물량은 11.4%인 총 904만4천명분뿐이다.

계약물량이 가장 많은 모더나, 노바백스(각 2천만명분) 두 종류의 백신은 아직 초도물량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상반기 '주력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희귀 혈전증 생성 문제로 인해 '30세 이상'으로 접종 연령이 제한돼 있고, 얀센 백신 역시 같은 이유로 현재 미국과 유럽 보건당국의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국내에서 쓸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부스터 샷 가능성까지 고려해 백신 물량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필요한 시점에 백신 물량이 없을 수 있다.

적극적인 확보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필요한 물량에 대한 계약과 함께 부스터 샷에 대한 추가적인 계약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에 대한 면역은 접종 1∼2년 뒤에는 유의미하게 떨어져 추가 접종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고, 또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향후 전망까지 감안해 백신 확보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배 반장은 "백신 도입과 관련해서는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등 범정부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최대한 조속히 백신을 도입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