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틸리 감독, 우승하고 작별 예정…신영철, 재계약하고 재도전

첫 외국인 사령탑 산틸리, 대한항공 통합우승 이끌었지만 이별 예정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재계약 사실상 합의
로베르토 산틸리(56) 대한항공 감독이 팀에 '구단 첫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선물하고 '작별'을 준비한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신영철(57) 감독은 우리카드와 재계약하고 다시 우승 도전에 나선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1(24-26 28-26 27-25 25-17)로 꺾었다.

5전3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종전까지 치른 대한항공은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이번 시즌 V리그 왕좌에 올랐다. 한국프로배구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의 타이틀을 가진 산틸리 감독은 '외국인 감독 첫 우승 기록'까지 손에 넣었다.

한국에서 대업을 이룬 산틸리 감독은 V리그를 떠나 다른 리그로 향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새 외국인 감독 선임'에 무게를 두고 감독 교체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 배구를 경험한 프랑스 국적 감독 등 여러 외국인 지도자를 후보군에 올려놓고, 평가 작업을 하고 있다.

산틸리 감독은 다른 리그에서 사령탑 제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산틸리 감독은 '유럽 배구의 선진 시스템'을 대한항공에 접목했다. 라이트 임동혁, 리베로 오은렬, 센터 조재영 등을 중용하며 새 얼굴 발굴에도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산틸리 감독과 함께 구단 역대 4번째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고, 통합우승의 숙원도 풀었다.

다만, 산틸리 감독의 '공격적인 항의'는 다른 팀 관계자뿐 아니라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상대 팀 선수(알렉산드리 페헤이라)와 설전을 벌이는 이례적 장면도 연출했다.

이런 모습이 재계약 논의 과정에서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우리카드는 신영철 감독과의 재계약을 큰 틀에서 합의했다.

계약 기간 '3년'을 보장하고서, 챔피언결정전이 끝나면 세부 내용을 상의하기로 했다.

신영철 감독은 우리카드와의 계약 기간 3년 동안 '구단 최고 기록'을 매 시즌 써 내려갔다.

신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2018-2019시즌 우리카드를 정규리그 3위에 올려놓았다.

2013-2014시즌부터 V리그에 참여한 우리카드는 6시즌 만에 '봄 배구' 무대에 올랐다.

당시 우리카드는 플레이오프(PO)에서 현대캐피탈에 2패를 당했다.

우리카드는 2019-2020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종기 종료되면서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못했지만, 우리카드는 창단 첫 정규리그 1위의 감격을 누렸다.

우리카드는 2020-2021시즌 정규리그에서 2위를 차지했다.

PO에서는 OK금융그룹을 꺾고,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2승 1패로 앞서갔지만, 4·5차전을 연거푸 내주며 첫 우승의 꿈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우리카드는 신영철 감독이 만든 성과에 만족했고, 신 감독과 함께 다시 구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하기로 했다.

신영철 감독은 대한항공을 이끌던 2010-2011, 2011-2012시즌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으나, 모두 삼성화재에 패했다.

개인 세 번째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패자가 됐다.

그러나 신영철 감독에게는 또 기회가 온다. 신영철 감독은 2022-2023시즌에도 우리카드 사령탑으로 구단과 개인의 첫 우승에 도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