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금성산 지뢰 제거 '하세월'…시민단체 20일 반발 회견

전남 나주시가 금성산을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되돌려주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가운데 산 정상 지뢰 제거 작전이 발목을 잡고 있다.
나주시와 군부대는 2000년대 초부터 이 일대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나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9일 나주시와 군부대 등에 따르면 1960년대부터 1970년대 말까지 매설된 지뢰 1천853개 중 남북관계 완화 등으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3차례에 걸쳐 1천771개가 수거됐다.

하지만 대부분 지뢰가 산비탈에 매설돼 있어 폭우에 휩쓸려 내려가거나 애초 매설한 곳과 다른 곳에서 발견되면서 제거 작업 구간이 넓어졌다.

현재 산불 등 화재와 폭발 등으로 소실된 지뢰 등을 포함해 현재 남아있는 지뢰는 70여개로 추정된다. 나주시는 금성산을 생태·역사·문화 등 유·무형 자원을 발굴하고 체계적 관리로 시민에게 온전히 돌려주기 위한 '시민공원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이 지뢰 제거가 발목을 잡고 있다.

금성산 복원사업은 영산강 생태복원과 마한사 복원, 광주-나주 광역철도망 건설 등 민선 7기 5대 역대 선도사업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나주시 민관공동위 금성산위원회·녹색연합·평화나눔회 등은 20일 나주시에서 회견을 열어 금성산을 비롯한 전국 30여곳의 지뢰지대 문제를 안전하게 해결하고 국민에게 개방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 단체는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지뢰 제거를 위해 '국제지뢰 행동표준'(IMAS·International Mine Action Standards)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IMAS는 정부 차원의 협력, 국제와 민관 협력 등을 통해 지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등 세계 50여 개 국가에서 검증된 지뢰 제거 표준 모델이다.

이들은 또 전략적 필요가 사라진 후방지역 지뢰지대의 지뢰 행동 계획 및 경과, 방법 등을 공개할 것을 국방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정부 차원의 범부처 지뢰 전담 기구를 설립하고 지뢰 문제를 즉시 해결할 것도 촉구할 예정이다.

금성산은 동쪽으로 무등산, 남쪽으로 월출산을 마주한 호남의 8대 명산 중 한 곳으로 주위엔 금성산 생태관과 다보사·심향사·태평사 등 사찰이 있으며, 녹차 나무 자생지로도 유명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