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모델'로 尹 띄우는 김종인…국힘 '힘빼기' 노골화(종합)

"주호영-안철수 작당" 언급까지…국힘 일각 '왜 이렇게까지' 볼멘소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띄우기 작전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정치 진출로로 '새로운 정치세력'을 제시하며 윤 전 총장 영입에 초점을 맞추는 국민의힘을 주저앉히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주호영-안철수 작당' 등 당의 분열을 야기할 만한 언사까지 쏟아내자 국민의힘에서는 불만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한다.

◇ "尹 중심 야권 결집" 메시지 던진 김종인
김 전 위원장은 19일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거취와 관련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언급했다. 마크롱은 의석은 없었지만 중도 지향 정치세력인 앙마르슈를 만들어 대선에서 이긴 뒤 기존 공화당과 사회당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 다수당을 구성했다.

김 전 위원장은 20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가 흙탕물에서 놀면 똑같은 사람이 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모델'을 두고 김 위원장의 측근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공정 등의 시대정신에 부응해 당을 만들면 의석수는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는 제1야당이 아닌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야권이 결집해야 한다는 의견과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으로 가면 '될 것도 안 된다'는 경고성 메시지다.

◇ 국민의힘 "尹 3지대, 실현 가능성 없다"
국민의힘은 제3지대인 '마크롱 모델'은 한국 정치풍토에서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평가절하하는 모습이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독자 노선을 가야 한다는 말은 이간질"이라며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오지 않으면 네거티브전에 누가 싸우고, 막대한 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위원장이 당의 가치를 깎아내린 데 대한 반감으로 보이지만,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뺏겨서는 안 된다는 인식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권교체의 당위성이 크더라도 제1야당 후보가 야권의 대표 선수가 되지 못하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 "주호영, 安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려 해"…국힘 내부선 '당 흔들기' 우려
김 전 위원장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주호영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을 겨냥해 "안철수를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려던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주 대표대행이) 나한테는 그 말을 못하고 뒤로 안철수와 작당했다"고 했다.

주 대표대행은 기자들과 만나 "특정인을 도운 적 없다"고 했지만 당내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발언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이 재보선 승리 후 혁신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내놓는 고언이라고 하기에는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혁신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당내 초선 그룹의 한 의원도 "사랑의 매라는 생각하면 좋은데 그런 것 치고는 너무 아프게 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