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백기는 옛말'…확 달라진 强남기에 野 "강원지사 나가나"

'총리대행 타이틀' 홍남기, 사흘 대정부질문서 강경발언

'총리 직무대행' 타이틀을 달고 국회를 찾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달라진 모습을 드러냈다. 홍 총리대행은 사흘간의 대정부질문 내내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강경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재정부담을 가할 수 있는 여당 의원들의 과도한 요구에도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동안 결정적인 순간마다 정치권에 항복해 '홍두사미' 또는 '홍백기' 등의 비아냥을 샀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180도 달라진 모습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强)남기'로 거듭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홍 총리대행은 대정부질문 첫날인 19일부터 설전을 피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집단면역 달성에 6년 4개월 걸린다는 평가도 있다"고 언급하자, "잘못된 뉴스를 강조하면 국민이 불안해한다"고 맞받아쳤다. 백신 정책을 해명하는 과정에서는 중간중간 야당 의원들의 말을 끊기도 했다.

정 의원이 "대정부 질문 주도권은 국회의원에게 있다"고 지적하자, 홍 총리대행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된 것을 전 국민이 보게 하느냐"고 맞서면서 본회의장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홍 총리대행은 여당 의원들과도 각을 세웠다.

특히 손실보상법 소급적용 요구에도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여권이 재정 역할의 소극적 대응을 비판하자, 홍 총리대행은 "왜 재정이 아무것도 안 했다고 판단하십니까.

그렇지 않다"고 즉각 받아쳤다.

대정부질문 둘째 날에도 기싸움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공시가격 이의신청 수용률이 0.2%에 그친다"고 지적하자, 홍 총리대행은 "나머지 99%는 왜 인정이 안 되는지 살펴보셨나"고 되물었다.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과는 일자리 문제로 공방을 벌이다, "통계 그대로 설명하는 게 어떻게 왜곡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과 국민연금 개혁을 둘러싼 설전을 벌였다.

유 의원이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하자, 홍 총리대행은 "정부가 2년 반 전에 4가지 대안을 제시했는데 그동안 국회에서 논의가 안 된 것은 안타깝다"고 역공을 가했다.

홍 총리대행이 강경하게 나오자, 유 의원은 "부총리님, 전에는 안 그러셨잖아요.

내년에 강원도지사 출마하신다더니 그것이 사실이냐"고 비꼬아 물었다. 지난 16일 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겨냥해 "전쟁 중에 나간 것은 탈영 아니냐"는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의 질의에는 "비유가 적절하지 않다"고 받아넘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