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작고 예쁜 경찰서…산골 폐교에 둥지 튼 순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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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교정을 임시 청사로 활용…꽃과 하천에 싸인 아늑한 공간
내년 5월 신청사 완공시까지 운영…2년만 존재하는 특별한 경찰서 '어서 오세요. 순창경찰서입니다.
'
전북 순창군청 소재지인 순창읍에서 단풍으로 유명한 강천산 방향으로 30여 분을 달리면 구림면 월정리의 한 폐교에 낯선 경찰서 표지판이 보인다.
친절한 안내 문구를 따라 경찰서 정문에 들어서면 흔히 경찰서 하면 떠오르는 삼엄한 경비 대원의 모습 대신 잔디가 푸릇한 너른 교정이 눈에 들어온다. 누가 봐도 학교 건물같이 생긴 단층 짜리 교정에는 학교 교훈 대신 '안전한 순창 따뜻한 경찰'이란 표어가 크게 걸려 있다.
그제야 이곳이 경찰서라는 실감이 조금 들지만, 여전히 겉모양만 봐서는 경찰서와는 동떨어진 영락없는 시골 초등학교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본관 앞에 서 있는 아름드리 전나무 옆으로 나란히 있는 국기 게양대에는 이곳이 경찰서라 항변하듯 태극기와 경찰기가 걸렸다. 국기 게양대를 지나 본관 안으로 들어서면 작은 시골 초등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사무실이 눈에 들어온다.
본관 현관 좌측 안쪽에는 이전에 교장실로 사용하던 자리에 서장실이 있고, 바로 옆에는 경찰서 살림을 담당하는 경무과장실을 시작으로 강력과, 형사과, 정보과 사무실이 교실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각 사무실 앞에는 옛 초등학교에서나 볼 수 있던 신발장이 쭉 늘어서 있는데 모든 직원은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이곳에 신발을 벗어두고 실내화를 갈아 신는다. 교실과 신발장을 활용하는 것만 봐도 시골 초등학교의 아기자기한 맛을 살려 생활하는 순창경찰서 경찰관들의 풍류가 잘 느껴진다.
단층 건물인 옛 월정초등학교 본관의 크기는 1천㎡로, 순창경찰서 임시 청사는 전국에서 가장 작은 경찰서다.
본관 건물 뒤편으로는 섬진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작은 하천이 흐르고, 하천 양옆으로는 벚나무가 쭉 심겨 있다.
순창경찰서가 순창읍에서 서북 방향으로 11㎞ 정도 떨어진 월정초등학교 교정에 자리하게 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기존에 쓰던 경찰서 건물이 낡아 신청사를 새로 짓기로 했지만, 임시로 쓸 청사 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인구 2만3천 명의 작은 군인 순창에서 120명이 넘는 직원을 통솔할 임시 경찰서 건물 자리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고심을 거듭한 끝에 순창경찰서는 읍내에서 조금 떨어졌지만, 안정적으로 치안 업무를 볼 수 있는 월정초등학교 자리를 택했다.
이미 폐교된 월정초등학교는 교통이 관할지와 쉽게 연결되는 월정 삼거리에 자리하고, 군 소재지와도 그리 멀지 않아 최적의 장소로 꼽혔다.
더구나 사시사철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자연경관은 임시 청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심리적인 위안이 됐다.
실제 차를 달려 순창경찰서를 찾아가 보면 순창읍에서 20여 분간 이어지는 벚꽃 길을 감상할 수 있다. 가을이면 단풍으로 유명한 강천산이 눈 앞에 펼쳐지고, 교정에 수북이 쌓인 낙엽만 봐도 운치가 절로 느껴진다.
겨울에는 산속이라 눈이 쌓이기도 하지만, 눈도 치울 겸 눈사람 경찰관을 만드는 망중한을 즐길 수도 있다.
월정초등학교 교정에 자리한 임시 순창경찰서는 신청사가 완공되는 내년 5월까지만 운영된다.
햇수로 치면 2년만 존재하는 특별한 경찰서인 셈이다.
김종신 순창경찰서장은 "처음에는 직원들이 시가지에서 떨어진 임시 경찰서에서 생활하는 것을 불편해하고, 힘들어했었다"면서 "지금은 오히려 불편해하던 운치 있는 자연환경에 직원들이 심리적으로 위안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서장은 이어 "임시 경찰서가 산속에 있어서 치안 업무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치안 공백 등을 철저히 대비해 이전 청사가 있던 앞쪽에 임시 민원실을 마련하는 등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내년 5월 신청사 완공시까지 운영…2년만 존재하는 특별한 경찰서 '어서 오세요. 순창경찰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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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청 소재지인 순창읍에서 단풍으로 유명한 강천산 방향으로 30여 분을 달리면 구림면 월정리의 한 폐교에 낯선 경찰서 표지판이 보인다.
친절한 안내 문구를 따라 경찰서 정문에 들어서면 흔히 경찰서 하면 떠오르는 삼엄한 경비 대원의 모습 대신 잔디가 푸릇한 너른 교정이 눈에 들어온다. 누가 봐도 학교 건물같이 생긴 단층 짜리 교정에는 학교 교훈 대신 '안전한 순창 따뜻한 경찰'이란 표어가 크게 걸려 있다.
그제야 이곳이 경찰서라는 실감이 조금 들지만, 여전히 겉모양만 봐서는 경찰서와는 동떨어진 영락없는 시골 초등학교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본관 앞에 서 있는 아름드리 전나무 옆으로 나란히 있는 국기 게양대에는 이곳이 경찰서라 항변하듯 태극기와 경찰기가 걸렸다. 국기 게양대를 지나 본관 안으로 들어서면 작은 시골 초등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사무실이 눈에 들어온다.
본관 현관 좌측 안쪽에는 이전에 교장실로 사용하던 자리에 서장실이 있고, 바로 옆에는 경찰서 살림을 담당하는 경무과장실을 시작으로 강력과, 형사과, 정보과 사무실이 교실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각 사무실 앞에는 옛 초등학교에서나 볼 수 있던 신발장이 쭉 늘어서 있는데 모든 직원은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이곳에 신발을 벗어두고 실내화를 갈아 신는다. 교실과 신발장을 활용하는 것만 봐도 시골 초등학교의 아기자기한 맛을 살려 생활하는 순창경찰서 경찰관들의 풍류가 잘 느껴진다.
단층 건물인 옛 월정초등학교 본관의 크기는 1천㎡로, 순창경찰서 임시 청사는 전국에서 가장 작은 경찰서다.
본관 건물 뒤편으로는 섬진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작은 하천이 흐르고, 하천 양옆으로는 벚나무가 쭉 심겨 있다.
순창경찰서가 순창읍에서 서북 방향으로 11㎞ 정도 떨어진 월정초등학교 교정에 자리하게 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기존에 쓰던 경찰서 건물이 낡아 신청사를 새로 짓기로 했지만, 임시로 쓸 청사 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인구 2만3천 명의 작은 군인 순창에서 120명이 넘는 직원을 통솔할 임시 경찰서 건물 자리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고심을 거듭한 끝에 순창경찰서는 읍내에서 조금 떨어졌지만, 안정적으로 치안 업무를 볼 수 있는 월정초등학교 자리를 택했다.
이미 폐교된 월정초등학교는 교통이 관할지와 쉽게 연결되는 월정 삼거리에 자리하고, 군 소재지와도 그리 멀지 않아 최적의 장소로 꼽혔다.
더구나 사시사철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자연경관은 임시 청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심리적인 위안이 됐다.
실제 차를 달려 순창경찰서를 찾아가 보면 순창읍에서 20여 분간 이어지는 벚꽃 길을 감상할 수 있다. 가을이면 단풍으로 유명한 강천산이 눈 앞에 펼쳐지고, 교정에 수북이 쌓인 낙엽만 봐도 운치가 절로 느껴진다.
겨울에는 산속이라 눈이 쌓이기도 하지만, 눈도 치울 겸 눈사람 경찰관을 만드는 망중한을 즐길 수도 있다.
월정초등학교 교정에 자리한 임시 순창경찰서는 신청사가 완공되는 내년 5월까지만 운영된다.
햇수로 치면 2년만 존재하는 특별한 경찰서인 셈이다.
김종신 순창경찰서장은 "처음에는 직원들이 시가지에서 떨어진 임시 경찰서에서 생활하는 것을 불편해하고, 힘들어했었다"면서 "지금은 오히려 불편해하던 운치 있는 자연환경에 직원들이 심리적으로 위안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서장은 이어 "임시 경찰서가 산속에 있어서 치안 업무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치안 공백 등을 철저히 대비해 이전 청사가 있던 앞쪽에 임시 민원실을 마련하는 등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