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팬들 난동에 승점 삭감 가능성도…EPL·FA 조사 착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팬들의 난동으로 승점 삭감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생겼다.

맨유는 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리버풀과 2020-2021 EPL 34라운드 홈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경기에 앞서 맨유 팬들이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팬들은 구단이 유러피언 슈퍼리그(ESL)에 참가하려 했던 결정에 크게 분노하며 글레이저 가문의 사퇴를 요구했다.

200여 명의 팬은 경기장에 난입해 공과 각종 장비를 파손하거나 훔치기도 했으며 현장에 있던 경찰에게 욕을 하고 병을 던지기도 했다. 맨체스터 경찰은 이 과정에서 경찰 6명이 다쳤고, 시위대 중 28세 남성 한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아수라장이 된 올드 트래퍼드에서 예정대로 경기를 치를 수는 없었다.

결국 경기는 연기됐다. 이에 따라 홈 경기를 정상적으로 개최하지 못한 맨유가 승점 삭감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EPL 규정에 따르면 선수와 직원 등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 경우 승점이 삭감될 수 있다.

FA의 경우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맨유는 현재 리그 2위(승점 67·19승 10무 4패)에 자리하고 있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5경기를 남긴 가운데 1위 맨시티(승점 80)와 승점 차는 13이다.

현실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은 어렵다고 해도,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출전하려면 4위권을 지켜야 한다.

3위 레스터시티(승점 63)와 4위 첼시(승점 61)는 물론 그 아래 자리한 웨스트햄(승점 58)과 토트넘(승점 56) 등도 줄줄이 4위권 진입을 노리는 상황에서 승점 삭감은 맨유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와 EPL 사무국은 성명을 내고 현재 사건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FA는 "축구 팬들은 ESL의 출범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해왔고, 그들의 불만을 이해한다.

하지만 맨유-리버풀 전에 앞서 발생한 폭력과 범죄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FA는 현재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EPL 사무국도 "올드 트래퍼드에서 일부 팬들이 벌인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프리미어리그와 FA, 맨체스터 경찰이 이를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FA와 EPL은 같은 성명에서 ESL과 유사한 '반란'을 막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PL 사무국은 "리그와 개방된 경쟁(open competition)의 원칙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 규칙 및 규정을 도입할 예정이다. 모든 구단주는 프리미어리그의 원칙을 따르겠다는 새로운 '구단주 헌장'에 서명해야 하며, 규칙과 헌장을 위반할 경우 중대한 제재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