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홈런 인생 경기' 키움 김웅빈 "강한 타구 치려고 노력한 결과"

'인생 경기'를 펼친 키움 히어로즈의 김웅빈(25)은 "잊을 수 없는 경기"라며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김웅빈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wiz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3방을 홀로 터뜨리는 등 5타수 4안타를 치고 5타점에 3득점을 수확해 팀의 14-0 대승에 앞장섰다. 2015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 유니폼을 입고 2016년 키움의 전신인 넥센 히어로즈에서 데뷔한 김웅빈은 한 경기 최다 안타, 타점, 홈런 신기록을 2021년 어린이날에 작성했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김웅빈은 팀 내에서도 펀치력이 좋은 타자로 명성이 자자하다.

타격 부진으로 2군에 간 박병호를 대신해 키움 타선의 4번 타자를 꿰찬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전날까지 시즌 26경기를 치르도록 홈런 한 방을 못 치다가 이날 한꺼번에 몰아쳤다.

1-0으로 앞선 1회 2사 1루에서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속구를 받아친 투런 아치는 기선을 제압하는 중요한 홈런이었다.

김웅빈은 4회에는 쿠에바스의 컷 패스트볼을, 8회에는 이보근의 포크볼을 각각 잡아당겨 우측 담 바깥으로 날려 보냈다.
홈런 친 구종을 생생하게 기억한 김웅빈은 경기 후 "최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좋지 않았는데, 강병식 타격코치와 얘기를 많이 나눈 게 도움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의도하지 않게 볼넷으로 많이 출루해 '볼넷 맛'을 보다 보니 공을 내 타이밍에 못 쳤다"며 "볼넷보다는 내 타이밍에 맞게 적극적으로 공략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울산공고 시절 홈런을 1개도 못 쳤다던 김웅빈은 프로에서 이날까지 5년 통산 홈런 15방을 날렸다. 지난해엔 한 시즌 개인 최다인 홈런 8개를 쐈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 입문한 그는 "프로에 와서 체중이 20㎏이 쪘다"며 꾸준한 근육 훈련으로 장거리포로 변신했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홈런이 터지지 않아 의식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김웅빈은 "욕심부린다고 다 됐다면 메이저리그에 갔을 것"이라면서 "꾸준히 강한 타구를 치려고 노력한 게 좋은 결과를 냈다"고 평했다.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은 것을 두고 김웅빈은 "뭔가를 보여줘야겠다는 그런 생각은 없다"면서 "부담을 느꼈지만, 4번이 아닌 '네 번째 타자'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말했다.

김웅빈은 "아프지 않고 완주하는 게 올해 목표"라며 "이제 우리 팀도 예전의 모습을 찾아갈 것"이라며 키움 타선의 장타력도 상승하리라고 전망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웅빈의 1회 홈런 덕분에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며 "김웅빈의 3홈런 경기를 축하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