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11년 만에 첫 우승 곽보미 "1년만 더 해보려고…"

프로 데뷔 11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규 대회 첫 우승을 달성한 곽보미(29)가 "1년만 더 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오랜 기간 기다림 끝에 정상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곽보미는 9일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7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총상금 6억원)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우승했다. 2010년 프로에 데뷔한 곽보미는 11년 동안 1부 정규 투어 대회에 85차례 나와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1부 투어 대회는 2012년에 처음 출전했고 이후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다시 2부로 내려갔다.

또 2017년과 2018년도 2부 투어에서 주로 뛰는 등 1부 정규 투어에서 우승은 고사하고 생존도 쉽지 않았다. 올해도 앞서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억800만원은 지난 시즌 내내 벌었던 7천930만원을 훌쩍 넘는 액수다.

곽보미는 우승을 차지한 뒤 SBS 골프와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 너무 떨려서 아무 생각도 안 난다"며 "작년에 시드를 잃었으면 그만하려고 했는데, 운 좋게 60등으로 돼서 올해 또 1년만 더 하자는 마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타 차로 앞서던 18번 홀(파5)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많이 휘며 카트 도로를 타고 흘렀고, 그린 주위 벙커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은 앞쪽 벙커 턱을 맞고 그린 위로 올라가는 등 마지막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곽보미는 "18번 홀 티샷은 제가 몸이 급하게 나가는 바람에 왼쪽으로 많이 갔는데 파 5홀이어서 안전하게 파만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했다"며 "세 번째 샷은 디벗 안에 공이 있어서 그렇게 칠 수밖에 없었고 생각대로 공이 잘 가서 다행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3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했던 그는 "올해 대회 때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바람에 대비한 연습을 많이 했다"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서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시드 걱정을 안 하게 돼서 너무 좋다"고 활짝 웃은 곽보미는 "사실 어제가 어버이날인 것도 2라운드 끝나고 알았다.

그동안 짜증도 많이 냈는데 다 받아주면서 항상 옆에 있어 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어버이날 인사를 전했다.

키 170㎝인 그는 이번 시즌 평균 비거리 269.4야드로 장타 1위에 올라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