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충남지사, 광역단체장 첫 '대선 출마' 선언

"갈등 공화국 넘어 청년이 꿈꿀 수 있는 나라 만들 것"
균형발전 상징 도시 세종시서 공식 출사표
"갈등 공화국에서 벗어나 청년들이 희망을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
양승조 충남지사가 12일 세종시 지방자치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대권 도전 의사를 공식 선언한 것은 양 지사가 처음이다.

양 지사는 "우리는 공정과 평등을 바탕으로 촛불혁명에 성공했고, 세계가 우리를 부러워하고 있다"며 "'K-방역'은 국제 사회의 표준이 됐고, 방탄소년단·윤여정·김연아 등 가장 주목받는 나라가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청년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을 '헬조선'이라 부르며, 자신을 흙수저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각한 3대 위기 즉, 사회 양극화·저출산·고령화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지속 가능할 수도, 도약하기도 어렵다"며 "주거와 교육·의료 등 필수적인 사회 영역은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양 지사는 "고비용 각자도생 사회에서 저비용 상생 사회로 가야 한다"며 "사람이 없는데 고속도로며 철도가 무슨 소용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3대 위기 극복 해법으로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을 연간 20만채씩 15년 동안 300만채 건설하고, 공공주택 비율을 20%까지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독거노인과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인청 신설도 제안했다.

양 지사는 "반칙과 특권, '내로남불'에 청년이 분노하고 있다"며 "신성한 국방 의무를 수행하는 사병들 월급을 최저 임금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말했다.

지방분권 발전을 위한 행정수도를 완성하고 메가시티를 조성하는 한편 수도권 규제 강화로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며 "냉전 모드에서 벗어나 평화통일로 나아가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 시도를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양 지사는 "민주당의 불모지인 충남 천안에서 4선 국회의원을 연임했다"며 "민주당의 전통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의 적통을 잇는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대선 출마 선언식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시종 충북지사, 허태정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과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양 지사에게 힘을 실어줬다.

양 지사는 세종시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이자 국가균형발전의 상징 도시라는 점을 고려해 출마 선언 장소로 결정했다. 국회의원 시절인 2010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밀어붙인 세종시 수정안을 저지하기 위해 삭발하고 22일간 단식을 한 곳이기도 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