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루버와 악연' 텍사스 "성공할 줄 알았지만…우리한테 하다니"

지난해 1이닝만 던지고 부상…텍사스 제물로 첫 노히트노런
코리 클루버(뉴욕 양키스)가 텍사스 레인저스를 제물로 생애 첫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자,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씁쓸한 축하'를 보냈다. 우드워드 감독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서 뉴욕 양키스에 0-2로 패한 뒤 클루버의 칭찬을 늘어놓았다.

클루버는 이날 양키스의 선발투수로 등판해 9이닝 동안 볼넷 1개만 내줬을 뿐, 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삼진 9개를 잡아내며 생애 첫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텍사스 타자들에게 클루버는 '전 동료'다. 클루버는 2019년 12월 트레이드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클루버는 2011년부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활약하며 2014년과 2017년 두 차례나 투수 최고 영예인 사이영상을 수상한 특급 투수다.

그러나 2019년 타구에 맞이 팔이 골절되는 불운으로 2승 3패에 그쳤다. 텍사스는 클루버가 반등에 성공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보탬이 될 것으로 믿으며 외야수 딜라이노 디실즈와 투수 유망주 에마뉘엘 클라세를 내주고 클루버를 영입했다.

하지만 클루버는 2020년 1경기에서 1이닝만 던지고 어깨 근육이 찢어져 시즌을 접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이 단축된 영향도 있었다. 결국 2020년 시즌 후 텍사스는 클루버에 대한 옵션을 거절했고, 클루버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지난 1월 양키스와 1년 1천100만달러에 계약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그는 일 중독자다.

그는 언제나 준비가 돼 있으려고 한다.

항상 자신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무슨 일을 하든 놀랍지 않다.

하지만 그가 오늘 우리를 상대로 저런 일을 하기를 원하지는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또 "그의 장점을 충분히 다 말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그가 우리에게 노히트노런을 한 것은 아쉽지만, 그의 성공에 놀라지는 않았다"고 거듭 말했다.

클루버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6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투수다.

이틀 연속 노히트노런이 나오기도 했다.

전날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스펜서 턴불이 시애틀 매리너스를 제물로 노히트노런에 성공했다.

텍사스와 시애틀은 모두 올해 노히트노런을 두 번 당한 팀이다.

텍사스는 지난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조 머스그로브에게 시즌 1호 노히트노런을 당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현재는 타격에서 발사각이 중요시되는 시대"라며 "스윙에 허점이 많아져서 투수들이 이득을 보고 있다"고 노히트노런이 자주 나오는 이유를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