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마흔세살에 댄스곡…저 나이에 열심이다 생각해줬으면"
입력
수정
10년 만의 정규앨범 '시옷'…"긴 외도, 대단히 후회하고 있죠"
"가수 그만둘 때까지 사랑 얘기만 하고 싶기도 해" "마흔세 살의 댄스곡입니다. 제가 댄서가 될 수는 없겠지만 많은 분한테 '쟤 저 나이에 열심히 무언갈 했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
오는 21일 10년 만의 정규앨범 8집 'ㅅ'(시옷)을 발매하는 가수 성시경은 2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타이틀곡 '아이 러브 유'(I Love U)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지난 20년 동안 '꿀이 떨어지는' 목소리로 숱한 발라드 히트곡을 냈던 그가 춤을 곁들인 빠른 템포의 곡으로 돌아온다. 성시경은 "내일이면 뮤직비디오가 공개되고 춤추는 영상도 공개될 텐데, 보신 분들이 '아 역시 끝내주는구먼'이 아니고 '역시 한계가 있구먼' 하면서 웃으실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온앤오프'라는 방송을 하면서 많은 사람이 정말 많은 걸 하면서 살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무언가를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요. 저한테는 이번 곡이 그랬어요.
나도 연습해서 댄스곡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 거죠"
기자간담회에서 먼저 공개한 뮤직비디오에는 분홍색 정장을 차려입은 성시경이 댄서들을 거느리고 춤을 추는 모습이 나온다.
성시경은 자신의 춤을 "뒤뚱거리는 모습"이라며 웃었지만 경쾌한 멜로디, 설렘이 듬뿍 담긴 가사가 춤사위와 어우러지며 어색하다는 느낌이 금세 사라진다. 하늘에서 날씨를 관장하는 신적인 존재가 지구에 살고 있는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겨 내려온다는 스토리와 화려한 색감의 영상에서는 '요즘 세대'의 감성도 느껴진다.
성시경이 이런 신선한 시도를 한 것은 오랫동안 앨범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 차원인 것처럼도 보인다.
2011년 5월 나온 7집 '처음' 이후 앨범을 내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곧 앨범을 발표하겠다던 그의 약속은 점점 밀렸다.
거기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발매 일정이 연기되면서 꼭 10년을 채우고 말았다. 성시경은 "요즘 CD를 내는 것에 대한 개념이 달라진 것 같다.
내 스타가 내준 굿즈를 사주는 형태로 변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점점 앨범을 막 내야겠다는 생각 덜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면서 본업인 음악에 무한정 시간을 쏟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제가 게을러빠진 탓이죠. 용기가 없었던 것도 있었고, 외도가 길었던 것 같아요.
대단히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앨범을 자주 내는 걸 미안해하거나 민망해하지 않고 해보려고요.
"
그는 시간이 오래 걸린 대신 20년 만에 처음으로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성시경과 영혼의 단짝인 심현보의 곡을 비롯해 김이나, 나원주, 권순관, 이규호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작업한 곡을 갈고 닦아 실었다.
성시경표 이별 발라드 '우리 한때 사랑한 건', 스트링 편곡으로 그의 목소리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너를 사랑했던 시간', 팬송 '마음을 담아', 레트로한 느낌을 주는 '왓 어 필링'(WHAT A FEELING) 등 총 14곡이 수록됐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성시경은 데뷔 후 처음으로 조규찬이 작사·작곡한 곡을 싣게 됐다.
2번 트랙 '방랑자'다.
원래 조규찬 본인이 부르기 위해 만든 곡이지만 심현보의 설득으로 성시경에게 선물했다.
성시경은 조규찬을 보면 "저렇게 생각하는 걸 음악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반열에 오르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나중에 조규찬 선배가 허락한다면 선배가 부른 데모 버전을 꼭 들려드리고 싶어요.
그게 더 좋거든요(웃음). 그걸 제가 영광스럽게도 부르게 됐는데, 제가 부른 건 데모곡에 못 미친다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까지 성시경의 앨범이 그랬듯 이번 앨범 역시 관통하는 큰 메시지는 없다.
사랑, 슬픔, 시간, 상처, 사람, 손길, 시련 등 '시옷'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음악으로 풀어냈다.
성시경은 자신이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아티스트가 아니라 "좋은 작품이 있으면 내 스타일로 연기하는 가수"라며 "일부 팬들은 남의 노래만 불러달라고 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저는 그냥 가수를 그만둘 때까지 사랑 얘기만 하고 싶기도 해요.
성숙했을 때 부르는 사랑 노래도 좋을 수 있고, 40대 때 20대의 풋풋함을 노래할 수도 있잖아요.
사랑 노래 안에서도 표현하고 싶은게 충분히 많아요.
"
2000년 싱글 '내게 오는 길'로 데뷔한 성시경은 어느새 관록이 엿보이는 중견 가수로 성장했다.
싱글 발매 당시 이승환이 유희열에게 "이제 발라드 계는 성시경의 시대"라고 말했던 것처럼 성시경은 데뷔 후 20년 동안 '발라드의 왕자' 자리를 지켰다.
'거리에서', '넌 감동이었어', '두사람', '좋을텐데', '너는 나의 봄이다',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사랑받았다.
성시경은 정승환, 폴킴, 악뮤(AKMU) 이수현 등 후배 가수를 거론하며 발라드 장르 전체가 오랫동안 사랑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요식업으로 치자면, 원조 족발집 하나만 있으면 안 되잖아요.
족발 타운이 형성돼야 하는 거죠(웃음). 거리가 크게 생기면 좋겠습니다.
" 그러나 그 역시 이번 앨범은 후배 가수들만큼이나 신인 가수의 마음으로 임했다고 강조했다.
"모든 게 새로워요.
댄스곡을 하는 것도,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앨범 홍보하는 것도, 그리고 체력이 떨어지는 것도요.
하하. 최대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어요.
대중분들도 약자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10년 만에 춤추는 음악으로 돌아온 마흔세 살 가수가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연합뉴스
"가수 그만둘 때까지 사랑 얘기만 하고 싶기도 해" "마흔세 살의 댄스곡입니다. 제가 댄서가 될 수는 없겠지만 많은 분한테 '쟤 저 나이에 열심히 무언갈 했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
오는 21일 10년 만의 정규앨범 8집 'ㅅ'(시옷)을 발매하는 가수 성시경은 2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타이틀곡 '아이 러브 유'(I Love U)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지난 20년 동안 '꿀이 떨어지는' 목소리로 숱한 발라드 히트곡을 냈던 그가 춤을 곁들인 빠른 템포의 곡으로 돌아온다. 성시경은 "내일이면 뮤직비디오가 공개되고 춤추는 영상도 공개될 텐데, 보신 분들이 '아 역시 끝내주는구먼'이 아니고 '역시 한계가 있구먼' 하면서 웃으실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온앤오프'라는 방송을 하면서 많은 사람이 정말 많은 걸 하면서 살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무언가를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요. 저한테는 이번 곡이 그랬어요.
나도 연습해서 댄스곡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 거죠"
기자간담회에서 먼저 공개한 뮤직비디오에는 분홍색 정장을 차려입은 성시경이 댄서들을 거느리고 춤을 추는 모습이 나온다.
성시경은 자신의 춤을 "뒤뚱거리는 모습"이라며 웃었지만 경쾌한 멜로디, 설렘이 듬뿍 담긴 가사가 춤사위와 어우러지며 어색하다는 느낌이 금세 사라진다. 하늘에서 날씨를 관장하는 신적인 존재가 지구에 살고 있는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겨 내려온다는 스토리와 화려한 색감의 영상에서는 '요즘 세대'의 감성도 느껴진다.
성시경이 이런 신선한 시도를 한 것은 오랫동안 앨범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 차원인 것처럼도 보인다.
2011년 5월 나온 7집 '처음' 이후 앨범을 내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곧 앨범을 발표하겠다던 그의 약속은 점점 밀렸다.
거기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발매 일정이 연기되면서 꼭 10년을 채우고 말았다. 성시경은 "요즘 CD를 내는 것에 대한 개념이 달라진 것 같다.
내 스타가 내준 굿즈를 사주는 형태로 변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점점 앨범을 막 내야겠다는 생각 덜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면서 본업인 음악에 무한정 시간을 쏟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제가 게을러빠진 탓이죠. 용기가 없었던 것도 있었고, 외도가 길었던 것 같아요.
대단히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앨범을 자주 내는 걸 미안해하거나 민망해하지 않고 해보려고요.
"
그는 시간이 오래 걸린 대신 20년 만에 처음으로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성시경과 영혼의 단짝인 심현보의 곡을 비롯해 김이나, 나원주, 권순관, 이규호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작업한 곡을 갈고 닦아 실었다.
성시경표 이별 발라드 '우리 한때 사랑한 건', 스트링 편곡으로 그의 목소리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너를 사랑했던 시간', 팬송 '마음을 담아', 레트로한 느낌을 주는 '왓 어 필링'(WHAT A FEELING) 등 총 14곡이 수록됐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성시경은 데뷔 후 처음으로 조규찬이 작사·작곡한 곡을 싣게 됐다.
2번 트랙 '방랑자'다.
원래 조규찬 본인이 부르기 위해 만든 곡이지만 심현보의 설득으로 성시경에게 선물했다.
성시경은 조규찬을 보면 "저렇게 생각하는 걸 음악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반열에 오르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나중에 조규찬 선배가 허락한다면 선배가 부른 데모 버전을 꼭 들려드리고 싶어요.
그게 더 좋거든요(웃음). 그걸 제가 영광스럽게도 부르게 됐는데, 제가 부른 건 데모곡에 못 미친다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까지 성시경의 앨범이 그랬듯 이번 앨범 역시 관통하는 큰 메시지는 없다.
사랑, 슬픔, 시간, 상처, 사람, 손길, 시련 등 '시옷'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음악으로 풀어냈다.
성시경은 자신이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아티스트가 아니라 "좋은 작품이 있으면 내 스타일로 연기하는 가수"라며 "일부 팬들은 남의 노래만 불러달라고 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저는 그냥 가수를 그만둘 때까지 사랑 얘기만 하고 싶기도 해요.
성숙했을 때 부르는 사랑 노래도 좋을 수 있고, 40대 때 20대의 풋풋함을 노래할 수도 있잖아요.
사랑 노래 안에서도 표현하고 싶은게 충분히 많아요.
"
2000년 싱글 '내게 오는 길'로 데뷔한 성시경은 어느새 관록이 엿보이는 중견 가수로 성장했다.
싱글 발매 당시 이승환이 유희열에게 "이제 발라드 계는 성시경의 시대"라고 말했던 것처럼 성시경은 데뷔 후 20년 동안 '발라드의 왕자' 자리를 지켰다.
'거리에서', '넌 감동이었어', '두사람', '좋을텐데', '너는 나의 봄이다',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사랑받았다.
성시경은 정승환, 폴킴, 악뮤(AKMU) 이수현 등 후배 가수를 거론하며 발라드 장르 전체가 오랫동안 사랑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요식업으로 치자면, 원조 족발집 하나만 있으면 안 되잖아요.
족발 타운이 형성돼야 하는 거죠(웃음). 거리가 크게 생기면 좋겠습니다.
" 그러나 그 역시 이번 앨범은 후배 가수들만큼이나 신인 가수의 마음으로 임했다고 강조했다.
"모든 게 새로워요.
댄스곡을 하는 것도,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앨범 홍보하는 것도, 그리고 체력이 떨어지는 것도요.
하하. 최대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어요.
대중분들도 약자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10년 만에 춤추는 음악으로 돌아온 마흔세 살 가수가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