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후원금도 돌풍…보수 전례없는 2030팬덤 현상(종합)

후원계좌 개설 사흘만 1억5천 한도액 달성 '기염'…"2천200명 동참"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1위를 한 이준석 후보가 후원금 모금에 나선 지 불과 사흘 만에 1억5천만 원 한도를 다 채웠다. 이 후보는 30일 오후 SNS에서 "후원금 한도인 1억5천만 원에 도달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이제 입금하면 환불해야 하니 마음만 감사하게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광주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2천200명이 넘는 분들이 후원에 동참해주셨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1억5천만 원은 정치자금법상 당대표 경선 후보 후원회의 모금 한도액이다. 앞서 이 후보는 예비경선을 통과한 직후인 지난 28일 SNS에서 "후원회 가동을 시작한다"며 "더도 말고 1만 원의 기적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이 후보 후원회는 28일 292건 2천236만 원, 29일 559건 3천789만 원을 각각 모금했다.

이날 오전 10시까지 5천19만 원을 추가로 모아 1억1천만 원을 넘기는 등 갈수록 속도가 붙었다. 7만∼8만 원짜리 소액 후원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에 대한 후원 열기는 그의 핵심 지지 기반인 2030 세대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으로 보인다.

특히 보수 진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온라인 커뮤니티 기반의 '팬덤 정치'를 형성한 모습이다. 실제 이 후보가 후원 계좌를 공개한 직후부터 '디시인사이드 새로운보수당 갤러리', '에펨코리아 정치·시사 게시판' 등에는 후원 인증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한참 전부터 젊은 이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들 커뮤니티에서 '준스톤'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남다른 인기를 누려왔다.

이 후보는 이런 팬덤을 의식한 듯 전날 한 유튜브 채널에서 "자발적으로 가입한 온라인 당원은 1만 명만 모여 있어도 위력이 세다"며 "젊은 당원 3만 명만 들어오면 이분들이 하고 싶은대로 당이 굴러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높은 참여율을 고려할 때 당원 투표 비중이 70%에 달하는 본경선에서도 '이준석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캠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이 후보 돌풍의 한 배경으로 지목되는 팬덤 정치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의 일부 극렬 지지자들이 보인 행동과 다를 게 뭐냐는 지적이다.

이 후보 자신도 유튜브에서 "온라인 당원 가입 활성화는 민주당에서 친노가 당을 장악한 방식이었다"고 언급했다. 야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후보가 이미 다른 후보들은 따라오기 어려운 특이한 지지층을 구축했다"며 "장기적으로 당에 좋은 방향인지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