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백신 접종 안 하면 향후 불이익 가능" 경고

백신 접종 공무원에는 휴가…500개 기업 경영진은 격리 면제
남아도는 백신으로 골머리를 앓는 홍콩이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꺼내들었다. 31일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이날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향후 5차 확산이 닥칠 경우 백신 미접종자는 식당, 학교, 도서관, 박물관, 스포츠시설 등을 이용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의학적으로 백신 접종이 부적합한 경우는 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은 지난해 11월 코로나19 4차 확산이 닥쳤으나 올해 2월말 이후 상황이 호전됐으며 최근에는 하루 신규 환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는 날도 나오고 있다. 홍콩 정부는 이날 9월 신학기에 앞서 백신 접종률을 높이자는 '모두를 위한 빠른 접종' 캠페인을 시작했다.

홍콩은 현재 보유한 독일 바이오엔테크 백신 200만회분의 유통기한이 8월 말까지라며 시민들의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현재 750만 인구의 5분의 1 가량이 1차 이상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날 백신 접종자에 대한 혜택도 발표했다.

공무원에게는 백신 1차, 2차 접종 때마다 각각 하루의 유급 휴가를 주기로 했다.

이미 접종한 이도 휴가를 쓸 수 있다. 또 2차 접종까지 마친 시민에 대해서는 늦은 저녁 식당에서 한 테이블에 12명까지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혜택을 주기로 했다.

홍콩은 현재 4인 이상 집합금지 방역 규정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홍콩 증시에 상장된 500개 주요 기업 고위 경영진이 백신 접종을 했을 경우 홍콩을 드나들 때 격리를 면제한다는 파격적인 특전도 발표됐다.

현재 홍콩은 입출경시 21일간 호텔에서 격리를 해야한다.

또 코로나19 환자와 밀접 접촉자는 정부가 세운 임시 격리시설에서 14일간 격리를 해야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1년 넘게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 정책을 시행 중인 홍콩에서 일부 소수 엘리트 경영진에 대해 특혜가 주어진 것에 대중의 불만이 고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