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국제 왕따' 루카셴코에 5억 달러 차관 서둘러 제공

지난달 정상회담서 약속…여객기 강제착륙 사건에도 지지 확인
최근 외국 민간여객기 강제착륙 사건으로 국제적 도마 위에 오른 벨라루스가 2일(현지시간) 러시아 측으로부터 5억 달러의 차관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재무부는 이날 보도문을 통해 "오늘 자로 재무부 계좌로 5억 달러 상당의 (러시아) 차관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의 양국 정부 간 협정을 통해 러시아가 제공키로 한 10억 달러 차관 가운데 2차분이다.

1차분 5억 달러는 지난해 12월 말에 이미 전달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벨라루스 내 대규모 대선 부정 항의 시위 과정에서 방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15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러시아가 10억 달러를 두 차례에 걸쳐 나누어 제공하고, 6개 옛 소련권 국가 금융협의체인 '유라시아안정·발전펀드'에서 5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10월 유라시아안정·발전펀드 차관 5억 달러를 먼저 받아 러시아에 지고 있던 가스 연체대금 3억3천만 달러를 갚았고, 12월엔 러시아 측 차관 5억 달러를 지원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8~29일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를 방문한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2차분 차관 5억 달러를 6월 안에 제공키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푸틴은 지난해 대선 부정을 둘러싼 야권의 대규모 저항시위 강경 진압과 최근 야권 인사 체포를 위한 아일랜드 여객기 강제착륙 사건으로 국제적 비난과 제재에 직면한 루카셴코에게 또 한 번 구원의 손을 내밀었다.

러시아 측 차관은 코로나19로 악화한 벨라루스의 경제난에 숨통을 틔워줄 '긴급수혈' 자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유럽연합(EU)과 냉전 이후 최악 수준의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는 서방과의 대결 전선에서 벨라루스를 '전초병'으로 활용하면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