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가 찜한 TV] 적수는 없다…'펜트하우스3' 7위

현실 케미 살린 혜리-장기용의 '간 떨어지는 동거' 9위
두 달 만에 운행을 재개한 폭주 기관차에 적수는 없다. 8일 CJ ENM이 발표한 5월 넷째 주(24~30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SBS TV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3가 CPI 지수 249.1로 7위를 차지, 방송과 동시에 단숨에 10위권에 진입했다.

시즌2에서 시청률이 30%(닐슨코리아)에 근접할 정도로 '대박'을 쳤던 '펜트하우스'는 시즌3에서 주 1회 편성 전략을 내세웠다.

각기 욕망에 휩싸여, 또는 복수를 위해 악(惡)을 저지른 세 명의 여주인공이 어떻게 위기를 돌파할지 관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주 1회 방송은 몰입감과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시즌3은 초반부터 주요 인물들이 옥중에서도 정치력으로 갖은 수법을 동원해 서로 뒤통수를 치면서 탈출하는 이야기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자해하면서까지 탈출에 성공한 악의 화신 주단태(엄기준 분)와 정신질환 연기로 빠져나온 천서진(김소연)의 모습이 충격을 안겼다.

또 심수련(이지아)과 로건리(박은석) 간 로맨스가 로건의 사고로 성사되지 못하면서 심수련이 주단태에게 어떻게 복수할지, 또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로건이 돌아올지 등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김순옥 작가는 최근 시즌3의 주제에 대해 "파멸"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죽은 줄 알았던 주인공들이 여러 차례 살아났던 '전력'이 있는 만큼, 결국은 '악의 보스'인 주단태가 파멸하고 나머지는 제각기 살길을 찾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김 작가의 전작들이나 성향을 보면 결말은 어느 정도 보이는데도 많은 시청자가 작품에 빠져드는 이유는 역시 예상치 못한 전개 덕분이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각자의 욕망과 명분 아래 서로 연합과 갈등을 거듭하고, 퇴장한 줄 알았던 인물이 부활하는 등 극적인 전개가 온라인에서 '이야깃거리'를 끊임없이 생산해내며 기존 중장년층 시청자뿐만 아니라 젊은 층까지 끌어모으고 있다.

또 시즌1에서는 다소 심각한 분위기를 견지했다면, 시즌2부터는 코믹한 요소가 강화되면서 같은 자극적인 장면들도 '덜 불편하게' 볼 수 있게 돼 시청 층도 넓어진 모양새다.

물론 이를 두고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개연성은 점점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지만 제작진은 그 역시 하나의 '이야깃거리'로 활용하고 있다.

김 작가가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부분은 인정한다"면서도 "'절대 살리지 말아야지' 결심하다가도, 새로운 사건을 터트리거나 슬슬 살아날 준비를 하고 있더라"고 한 부분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혜리와 장기용의 실제 연인 같은 '케미'(케미스트리, 궁합)로 화제를 모은 tvN 수목극 '간 떨어지는 동거'는 CPI 지수 245.6으로 전주보다 45계단 올라 9위에 진입했다.

'구미호뎐'의 이동욱처럼 세련된 남자구미호로 장기용을 내세운 이 작품은 '구미호뎐'보다는 좀 더 경쾌하고 발랄한 톤을 유지하며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혜리는 '응답하라 1988' 속 덕선 역만큼이나 실제 자기 성격과 흡사한 캐릭터를 맡은 덕분에 '일상 연기'를 선보이고 있어, 시종일관 '시크'한 장기용과의 합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덕분에 최근 로맨틱코미디 장르가 좀처럼 흥행하기 어려운 시장에서, 다소 늦은 밤 10시 30분 편성에도 4~5%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초반 스타트를 성공적으로 끊었다.

다만 2회를 넘어가면서 뻔히 예상되는 전개가 시청 층을 확장하는 데는 장애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한편, CPI 1위는 엠넷 아이돌 경연 '킹덤: 레전더리 워'(CPI 지수 332.1)가 차지했다.

'킹덤'은 최근 스트레이키즈가 우승을 차지하며 종영했다.
☞ CPI 지수 =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등 29개 채널 프라임 시간대 방송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시청자 행동을 파악하는 지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콘텐츠가치정보분석시스템(RACOI)을 통해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시청자 데이터(동영상 조회수, 게시글수, 댓글수)를 수집해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평균을 산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