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바다세상Ⅲ](19) '바다의 웅담'을 품은 여름 보양 생선

제철 맞은 농어…옛말에 '바라보기만 해도 약이 된다'
동의보감에 '오장을 튼튼하게…' 단백질·비타민 풍부
햇볕 뜨거운 여름이 다가올수록 제철을 맞은 생선이 있다. 이맘때쯤 회센터 안을 기웃거리면 횟감을 파는 업주들이 하나같이 추천하는 생선이다.

이른바 부산지역에서는 '깔다구', '깔대기', '깡다구'로 불리는 농어다.

지금부터 8월까지 횟집을 찾는 미식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회가 농어회다. 모듬회를 주문하면 쟁반 가장 가운데 위치한다.

제철 맞은 농어가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여름철 원기회복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 농어는 바라보기만 해도 약이 된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다. 실제 여름철 농어는 다른 생선보다 단백질 함량이 월등히 높고, 비타민이 풍부해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는 '오장을 튼튼하게 하고, 힘줄과 뼈를 강화한다'고 기록돼 있다.

농어의 쓸개 역시 건강식으로 유명하다. 문헌에 따르면 선조들은 농어의 쓸개를 '바다의 웅담'이라 부르며 농어 쓸개를 넣고 담근 쓸개주를 과음한 다음 속을 풀기 위해서도 마셨다고 한다.
농어는 주로 부산, 목포 등 해안가를 끼고 있는 지역에서 많이 먹는다.

부산 해역에서 잡은 생선은 다 모여 있다는 수영구 민락회센터를 찾았다.

묻기도 전에 한 업주가 "지금은 농어가 제철이지예"라며 먼저 외쳤다.

싱싱한 농어가 금방 들어왔다고 자랑하던 그는 "질 좋은 농어는 시계방향으로 돈다"며 "농어는 성장할수록 맛이 든다.

크면 클수록 좋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뚝딱 손질을 마친 농어회를 들고 홀이 있는 2층으로 올랐다.

자리를 잡고 흰 살 농어를 한입 맛보니 두툼한 살집이 탄력 있게 느껴졌다.

특유의 감칠맛이 느껴졌는데, 씹을수록 단맛과 고소한 맛이 강하게 올라왔다.

농어회를 맛보던 한 손님은 "참돔보다 쫄깃한 식감"이라며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해 계속 먹게 된다"고 했다.

농어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더 많이 찾는 생선으로, 관련 음식 종류 역시 다양하다.

회뿐 아니라 구이, 탕 등으로도 많이 해 먹는다.

부드러운 식감으로 외국에서도 식당, 가정을 가리지 않고 즐겨 먹는다. 익히 알려진 '피쉬 앤 칩스'에도 농어가 많이 사용되듯, 부산지역에 있는 술집에 가면 종종 농어 튀김을 맛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