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네타냐후 '심판의 날'…오늘 새 연정 신임투표

통과시 좌·우·중도·아랍계 8개 정당 '무지개 연정' 출범
나프탈리 베네트·야이르 라피드 2년간 번갈아 총리직 수행
네타냐후 12년여 집권 마감…부패혐의 재판에 당권 도전도 받아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71)의 실권 여부를 가를 새 연정에 대한 신임 투표가 13일(이하 현지시간) 진행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이날 오후 4시 특별 총회를 열어 새 연정 승인을 위한 신임투표를 진행한다.

8개 정당이 참여한 '반네타냐후 블록'은 전체 의원 120명 가운데 61명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이스라엘을 4년간 이끌어갈 제36대 정부를 출범시킨다.

반네타냐후 블록은 중도 성향의 TV 앵커 출신 야이르 라피드(57)가 이끄는 예시 아티드(17석)와 네타냐후의 수석보좌관 출신 극우 정치인 나프탈리 베네트의 야미나(7석)가 주도한다.
여기에 중도 성향의 청백당(8석), 우파 성향의 '뉴 호프'(6석), 중도 우파 성향의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좌파 성향의 노동당(7석),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메레츠(6석), 아랍계 정당 라암(4석)이 동참했다.

정치적 지향점이 다르고 공통분모도 거의 없는데도 '네타냐후 반대'를 목적으로 뭉친 8개 정당의 총 의석 수는 62석이다.
다만, 야미나 의원 7명 가운데 1명이 이탈해 전체 연정 지지 의원 수는 61명이다. 한 명이라도 이탈자가 나오면 반네타냐후 연정은 성사되지 못한다.

현지에서는 새 연정의 신임투표 통과를 낙관하지만, 일부 언론은 의외의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전 합의에 따라 차기 정부 임기 전반기인 2023년 8월까지는 베네트가 총리를 맡고, 이후 2년간은 라피드가 총리직을 승계한다. 지난 11일 8개 정당이 연정 구성안에 최종 서명하면서, 9명의 여성을 포함한 28개 장관직도 모두 정해졌다.

차기 총리직을 예약한 베네트는 지난 11일 "우리는 동반자 관계와 책임감으로 함께할 것이며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1996년부터 1999년까지 3년의 첫 번째 임기에 이어 2009년 3월 31일 재집권한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네타냐후는 12년 2개월여의 장기 집권을 마감한다,
네타냐후는 일단 야당이 된 리쿠드당의 대표로서 정치활동을 이어가지만,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데다, 최근 율리 에델스타인 보건부 장관이 당권 도전 의사를 공식화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임 투표 전날 저녁 예루살렘 총리 관저에서는 2천여 명의 시위대가 모여 네타냐후의 실권을 축하했다.

시위에 참여한 오피르 오빈스키는 AFP통신에 "오늘은 엄청난 밤이다.

내일은 더 엄청난 날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것(네타냐후 퇴진)을 위해 평화롭게 싸웠고 그날이 왔다"고 말했다.
반면 크네세트 주변에서는 네타냐후 지지자들이 연일 새 연정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찬반 시위대의 충돌이나 미국 대선 결과를 놓고 지난 1월 6일 벌어진 의사당 폭동과 비슷한 유혈 사태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