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리노이주, 대마초 전면 합법화에도 '암시장' 왕성

작년 기호용 합법화…매출 추정치 40억 달러 중 절반 넘어
미국 시카고를 포함하는 일리노이주가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지 약 1년 반이 지난 지금, 대마초 암시장이 외려 더 번성하고 있다고 시카고 선타임스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리노이는 작년 1월 1일부로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후 매달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약 40억 달러(약 4조5천억 원) 규모의 일리노이 대마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불법 암시장이다.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대마산업 정보분석업체 '뉴 프런티어 데이터'(New Frontier Data)는 일리노이 대마초 암시장의 올해 매출이 22억 달러(약 2조5천억 원)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콜로라도주의 정보분석업체 'BDSA'는 최소 17억 달러(약 1조9천억 원)로 추산했다.

일리노이는 2014년부터 의료용 마리화나를 법으로 허용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오락 목적의 기호용 마리화나까지 합법화했다.

합법화 시행 첫해에 매출은 10억 달러(약 1조1천억 원) 이상을 올렸고, 올해 들어 지난 5월 말까지는 6억8천만 달러(7천600억 원)를 기록했다. 뉴 프런티어 데이터는 올해 일리노이주의 합법적인 대마초 매출이 19억 달러(2조1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BDSA 추정치는 12억 달러(약 1조3천억 원). 둘 다 암시장보다 작은 규모다.

선타임스는 "일리노이주의 합법적인 대마초 가격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담배처럼 말아 피울 수 있는 말린 대마꽃은 3.5g당 평균 80달러(약 9만 원)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합법적 판매소보다 가격을 낮춘 동네 불법 마약상이 계속 번창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합법화 시행이 기호용 대마초에 대한 일반의 관심과 욕구를 더 높여 암시장에도 도움이 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마초 암시장이 최소 10억 달러 매출 규모를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2022년 말 또는 2023년에는 합법적 매출이 암시장 매출을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 프런티어 데이터의 선임 분석가 케이시 모리시는 일리노이주의 합법적 대마초 총매출이 내년 말 23억 달러(약 2조6천억 원)를 넘어서리라 전망했다.

그는 "합법적 시장 확대는 가격과 접근성이 관건"이라며 "연방 의회가 대마초를 불법 마약 목록에서 제외하면 이 과정이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17개 주와 워싱턴DC가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했지만,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는 여전히 불법 마약으로 분류된다.

모리시 분석가는 일리노이주로 유입되는 불법 대마초 대부분이 캘리포니아산이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는 대마초 최대 생산지이자 소비처로 알려져 있다.

시카고 경찰 관계자는 "캘리포니아주 전체가 불법 암시장에 공급되는 대마초 생산지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주에서 기호용 대마초가 합법화되기는 했으나, 불법 거래 또는 불법적 사용자는 경찰의 단속 대상이다.

선타임스는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 첫해인 지난해 대마초 관련 중범죄 기소 사례가 다소 줄었으나,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경찰 인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면서 올해는 2019년 기록과 유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시카고의 악명 높은 범죄조직(갱) 그리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이 불법 거래·암시장을 지속해서 유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