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무에 구멍을 뚫었나?'…목격자 없는 전주 수목훼손 사건

평화동·중화산동·전미동서 발생…"나무 수십 그루 이미 고사"
'누가 그 나무에 구멍을 뚫었을까?'
전북 전주에서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발견된 '수목 훼손' 사건 용의자가 좀처럼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범행 수법으로 미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지만,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거나 목격자가 나타나지 않아 수사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16일 전북경찰청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전주 시내 3곳에서 수목 훼손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벌어진 곳은 평화동 한 아파트 단지와 중화산동 주택가, 전미동 한 마을 인근이다. 이곳에서 발견된 수목 54그루는 하나 같이 밑동 부분에 1∼3개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이중 평화동과 중화산동의 수목 41그루는 심각한 훼손 탓에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교하게 뚫은 구멍 안으로 제초제 등 화학적 약물이 주입했음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다. 주민들이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며 심은 전미동 수목 13그루는 생육은 불량하지만, 치료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이 나무들에 영양제를 투여하는 등 적극적인 보호 조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최병집 시 정원도시자원순환본부장은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모두 소중한 자산인데 수목이 이런 방식으로 훼손돼 너무 안타깝다"며 "적극적 수사 협조로 범인을 반드시 잡아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수목이 훼손된 곳들은 모두 인적이 드물거나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에 있어 범행을 목격한 이가 없는 상태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벌써 수개월째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훼손된 나무를 발견한 주민 신고로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사건과 관련한 단서를 찾지는 못했다"면서 "행정 협조를 받아 용의자의 흔적을 계속 쫓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