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천 거주 난민 소득 반토막…난민 98%, 경제 어려움"

한국이주인권센터, 인천지역 난민 50명 설문조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인천에 거주하는 난민의 평균 소득이 절반가량 줄었으며, 98%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이주인권센터가 최근 공개한 '인천 지역 난민의 생활 실태·코로나 재난 상황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 거주 난민의 가구 소득 평균은 2019년 143만5천397원에서 2020년 최근 3개월간 평균 소득 77만5천988원으로 46% 감소했다.

한국이주인권센터는 인천시민재단의 지원을 받아 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난민신청자, 인도적체류자, 난민 인정자 등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의 98%는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큰 변화가 없다고 답한 난민은 2%에 불과했다.

아울러 54%의 응답자는 코로나 이후 일상에서 외국인 차별과 혐오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차별을 경험한 대다수(96.3%)는 '지하철, 버스에서 옆에 앉아있다가 나를 보고 다른 곳으로 갔다', '내 딸이 길거리를 혼자 걷고 있는데 한국 여성이 와서 때렸다' 등 버스, 동네, 일터와 같은 일상의 공간에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답했다. 취학 자녀가 있는 난민 24명에게 코로나 이후 자녀 학습 상태를 묻자 '온라인 수업·출석에 대한 학교의 안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온라인 수업을 위한 학습 도구(컴퓨터 등)가 없어 수업하지 못했다', '학교 출석 시스템을 이해하기 어려워 결석 처리가 됐다'는 질문에 동의한 비율이 50%에 달했다.

한국이주인권센터는 "응답자의 96%가 난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은 건 차별이라고 답했다"며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위기는 한국인과 외국인에게 똑같이 발생한다.

이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부여할 필요 없이 기존 복지시스템 안으로 이들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