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에도 장기기증 늘어…"1명 기증이 8∼9명 살려"

장기조직기증원장 "이식 대기자 '0명' 되길 희망"…18일 온라인포럼 개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 뇌사 장기기증이 직전 해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해 뇌사자 가운데 장기기증을 결정한 이들은 총 478명으로, 직전 해 458명보다 6.2%(28명) 증가했다.

반면 장기 기증이 활성화한 국가 중 하나인 스페인의 경우, 인구 100만명 당 뇌사 장기 기증자 수는 2019년도 48.6명에서 지난해 37.4명으로 급감했다.

그 밖에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프랑스 등 장기 기증 문화가 정착한 유럽 국가에서도 지난해 기증 사례가 대폭 줄어든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홍콩에서는 이례적으로 기증이 늘어났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아시아에서 독보적인 기증률을 자랑하는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뇌사 장기기증 사례가 늘었다"면서 "뇌사자 가족들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간호사들의 역할이 크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간호사들이 중환자실에 찾아가 뇌사자 보호자를 만나는 기회가 점점 더 없어지면서 올해 기증 건수가 크게 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신장 이식 수술을 직접 집도했던 외과의 출신인 문 원장은 "장기 기증자보다 대기자가 항상 월등하게 많다"며 "이 때문에 1년에 5.9명은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가 사망했고, 지난해 기준으로 3만5천852명이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원장은 "지난해 뇌사 통보를 받은 환자는 2천145명이지만, 그 중 (보호자가) 기증에 동의한 사례는 527명에 불과한 상황"이라면서 "뇌사자 1명의 장기 기증이 8∼9명의 목숨을 살린다"고 말했다.

그는 "2050년까지 우리나라 인구의 40%가 (장기이식) 희망 등록을 하는 것을 목표로, 적극적인 장기 기증에 힘입어 이식 대기자가 '0명'이라는 뉴스 헤드라인을 볼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18일 오후 1시부터 '코로나19에 따른 장기 기증과 이식, 위기에서 기회로'를 주제로 온라인 글로벌 포럼을 연다. 이번 포럼에서는 장기 기증 동의율이 높은 스페인과 미국의 장기 기증·이식 단체 소속 관계자와 의료진, 유가족, 유관 기관 등이 비대면으로 참석해 기증 문화 및 기증자 예우 문제와 코로나19 사태 속 기증·이식 등을 놓고 이야기를 나눈다.

포럼은 실시간 중계채널(koda.medinar.kr) 또는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