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무성하고 부서진 태백시 상징조형물…"창피하다"

강원 태백시 삼수동 국도 38호선 두문동재에는 팔각기둥 형태의 구조물이 있다.

태백시가 2004년 총사업비 1억7천300만원을 투입해 세운 상징조형물 '태붐'의 받침대다. 두문동재는 정선군 고한읍에서 태백시로 진입하는 관문이고, 태붐은 태백시가 1999년 태백산을 지키는 호랑이를 캐릭터로 개발한 상징물이다.

태백시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21세기 관광휴양도시로 발돋움할 태백의 신비로움과 청정 자연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캐릭터가 태붐'이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투박한 모양에 밤길 운전자에게는 공포감까지 준다는 지적을 받자 태백시는 2012년 받침대만 남기고 태붐 조형물을 철거했다.

이어 2015년 두문동재에 새로운 아치형 상징 조형물을 만들면서 태붐 받침대 위에는 '산소도시 태백'이라는 글자 조형물을 설치했다.

산소도시 태백은 대한민국에서 최고 높은 도시이자 시원한 청정도시를 부각하기 위한 태백시 도시 브랜드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현재 산소도시 태백 조형물은 흉물로 변했다.

태백의 자연, 역사, 문화 등을 표현한 받침대의 벽화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
받침대의 마감재는 곳곳이 떨어져 나가 바닥에 뒹굴고 있고, 받침대 위에는 잡초가 무성하다.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상징하는 인조 백장미는 차량 배기가스, 먼지 등에 찌들어 흑장미로 변했다.

태백시는 2004년 대표 관광지인 태백산의 당골광장 입구에도 태붐 상징조형물을 조성했지만, 현재는 받침대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당골광장 입구 받침대도 흉물로 방치되기는 마찬가지다. 한 시민은 18일 "관문은 대문이고, 관문의 상징조형물은 문패와 다름없다"며 "관리를 하지 않아 이렇게 흉물스럽게 변한 현장을 보니 태백시민이라는 사실이 창피할 정도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