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지방선거 시작…내년 대선 앞 극우정당 기세 주목

20일 1차 투표…과반 득표 후보 없으면 27일 결선 투표
프랑스에서 차기 대통령선거를 열 달 앞두고 광역(레지옹) 지방선거가 20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본토와 해외영토를 포함한 17개 레지옹 지방의회 의원을 새로 선출하는 이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10% 이상을 확보한 후보들이 27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이번 선거는 내년 4월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 전국 단위 선거라서 대선 전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척도로 받아들여진다.

지역의 교통, 학교, 사회기반시설 등을 담당하는 레지옹 의회 선거에서 어느 진영이 우위를 차지했는지를 보면 차기 대선판도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가장 이목을 끄는 경쟁 구도는 집권 여당 '전진하는 공화국'(LREM)과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의 대결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재선 도전을 공표하지 않았지만, 이달 초부터 전국 순회에 나서면서 사실상 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결선 투표까지 올라갔다가 패배한 마린 르펜 RN 대표는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로는 이번 지방의회 선거에서 LREM 성적은 저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고, RN은 사상 처음 레지옹 의회에 진출할 가능성이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 참여 가능한 유권자는 4천770만명이지만, 투표일이 일요일인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쳐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에서는 이날 중역(데파르트망) 지방의회 선거도 함께 치러졌다. 총 101개 데파르트망 중 95곳에서만 선거가 진행됐다.

애초 레지옹, 데파르트망 지방선거는 지난 3월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을 석 달 연기했다.

레지옹과 데파르트망 지방의원 임기는 6년이지만 이번에는 7년으로 늘어난다. 2027년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지방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같은 해에 치르지 않기 위한 조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