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거부한 美 휴스턴 병원 직원 153명 해고

팬데믹 와중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거부한 직원 해고한 첫 사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한 미국의 한 병원 직원이 무더기로 해고됐다고 AP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에 있는 '휴스턴 감리교 병원'은 백신 접종을 거부한 직원 153명을 22일 해고 또는 권고사직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소속 의료진과 일반 직원 2만6천여명 모두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의무로 접종하라고 했지만 일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마찰이 빚어졌다.

병원 측은 이달 8일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한 간호사를 포함한 직원 178명을 2주간 무급 정직하고 정직 기간 백신을 맞지 않으면 해고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해당 직원 117명이 "고용을 조건으로 내건 백신 접종 의무화는 불법이다"라고 주장하면서 법원에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텍사스주 남부지구 연방 지방법원은 12일 이 소송을 기각했다.

법원은 백신 의무 접종이 직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면서 생명을 구하는 본분을 다하려는 병원의 노력이며, 환자를 돌봐야 한다는 공공의 이익이 백신 접종에 대한 선택권을 보호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선한다고 판시했다. 병원 측은 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끝내 백신 접종을 거부한 직원을 22일 내보냈다.

AP통신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한 직원의 고용을 해지한 것은 이 병원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례가 의료기관이 팬데믹 국면에서 환자와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는지 척도가 될 수 있다고 해설했다. 법원에서 패소한 이 병원 직원들이 항소한 만큼 법리 다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소송에 앞장선 간호사 제니퍼 브리지는 "22일 병원 측에서 이제라도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절대 아니다'라고 답하니 해고했다"라며 "우리는 당장 해고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의 안전성에 확신이 없다"라며 "우리가 연방법원에서 승소한다면 미국 전체에서 피고용인이 백신을 무조건 접종하지 않아도 되는 법률을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다. AP통신은 공공 보건 위기를 맞아 미국 곳곳의 의료기관에서 직원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다면서 의료기관이 직원의 건강 상태와 종교적 신념과 같은 합리적인 이유로 접종 예외를 허용한다면 법원도 접종 의무화에 제동을 걸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