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서울교통공사, 채무 4천530억 서울시로 넘긴다

도시철도공채 2년치 조기 이관…하반기 7천억대 공사채 발행
1조원대 적자에 허덕이는 서울교통공사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4천530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서울시로 넘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2022년부터 2023년 9월 사이 만기가 도래하는 4천530억원(이자 포함) 상당의 도시철도공채를 이달 30일 자로 서울시로 이관한다.

도시철도공채는 도시철도법과 서울시 조례에 따라 도시철도 건설과 운영에 드는 재원 조달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관련법에 따라 자동차를 등록하거나 각종 인허가를 신청하는 사람은 의무적으로 사야 한다. 도시철도공채는 원래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분담해 상환해왔으나, 공사의 경영난이 심해지자 2019년 서울시가 2026년까지 만기 도래하는 2조4천억원어치를 넘겨받아 대신 갚기로 했다.

공사는 만기 시점에 맞춰 매년 순차적으로 도시철도공채를 서울시로 이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금난이 심해지자 이번에 향후 2년 치를 한꺼번에 넘기기로 했다. 조기 이관하는 원리금은 내년 1천61억원, 2023년 3천469억원이다.

이번 공채 이관으로 서울교통공사의 부채비율은 이달 30일 기준 135.46%에서 116.04%로 낮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공사채 발행 한도가 커져 최대 7천억원대의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공사는 하반기 7천134억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로 이관된 도시철도공채는 만기가 도래하면 시가 갚게 된다.

서울시는 만기일이 남은 만큼 즉각적인 재원 부담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1조1천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조6천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인력 10% 감축과 사당 복합환승센터를 비롯한 보유자산 매각 등 자구안을 내놓았지만, 노조 반발에 부딪힌 상황이다. 최근에는 새 연수원 건립을 추진하다가 적정성 논란이 불거지자 철회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