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해진 "연내 경영진 전면쇄신…나도 더 멀리 떨어질 것"(종합)

직원 사망 사건 사과…"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회사 이끌어야, 징계로 해결 안 돼"
2017년부터 경영 최일선과 '거리두기'…GIO 사퇴·지분 추가 매각 등 관측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54)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30일 내부 구성원을 상대로 최근 직원 사망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 그 대책으로 자신을 포함한 현 경영진의 전면 쇄신을 시사했다. 이 GIO는 이날 전 임직원에 보낸 메일에서 "그동안의 일들에 모두 충격도 받고 실망도 분노도 크셨으리라 생각한다.

저 역시 너무도 큰 충격이었고 헤어나오기가 어렵다"고 말문을 뗐다.

그는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은 회사 문화와 관련된 문제이기에 제 부족함과 잘못이 제일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회사 안에서 괴롭힘이 발생했고 그것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졌다면 이것은 회사 전체적인 문화의 문제이며 한두 사람의 징계 수위를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을 계기로 이사회가 경영진에게 제안한 것처럼 권한이 더욱 분산되고 책임이 더욱 명확해지고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서 회사를 이끄는 전면 쇄신을 해야 하는 길이 그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의 새 구조가 짜이고 다음 경영진이 선임되고 하려면 어쩔 수 없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사이에 경영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동료들의 고생이 성과로 이어지도록, 투자가와 파트너사들과 주주들에게 신뢰를 잃지 않도록 충실히 다음 경영진에게 인수인계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한 빨리 이런 쇄신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늦어도 연말까지 해내야 한다는 이사회의 제안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회사에서 한 발 더 멀리 떨어져서 저 스스로를 냉정히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GIO는 2017년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은 데 이어 이듬해에는 등기이사에서도 물러나며 네이버 경영 최일선과 거리를 둬 왔다.

회사 지분도 계속 매각해 현재 3%대에 불과하다.

그는 현재 일본 라인과 야후 재팬의 지주회사 회장 겸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가 네이버의 GIO에서도 물러나거나 지분을 추가 매각할 가능성 등이 점쳐진다.

40대 네이버 직원은 지난달 25일 오후 1시께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이 직원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됐는데 평소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직접 가해자로 거론된 모 책임리더는 해임됐고,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모 책임리더는 감봉 3개월, 이들이 소속된 CIC(사내독립기업) 대표는 경고 처분을 각각 받았다.

역시 경고 처분을 받은 이 GIO의 최측근인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네이버 본사에서 맡은 직책에서 사퇴했다. 그러나 네이버 노동조합은 이를 '꼬리자르기'라고 비난하면서 모든 계열사에서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