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RV 시장 판도 변화…소·중형 SUV ↓ 미니밴·대형 SUV ↑
입력
수정
소형 SUV 2012년 이후 첫 감소…중형 SUV 연간 10만대 못 넘을 듯
고급·대형화 추세에 중대형급 이상 SUV·미니밴은 '질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레저용 차량(RV)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RV 차급별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 확대를 주도했던 소형 SUV 판매는 감소했지만, 차박(자동차+숙박) 열풍 등으로 대형급 SUV와 밴형 차량(CDV)의 판매는 늘어나는 추세다. ◇ 소형 SUV, 2012년 이후 첫 감소…중형 SUV도 판매 급감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자동차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5월 판매된 RV 모델은 총 27만9천169대로, 작년 같은 기간(26만7천169대)보다 4.5% 증가했다.
RV 모델은 승용차 중 SUV와 미니밴, 픽업 등 다목적형 자동차를 일컫는다. 세단과 해치백을 모두 포함한 전체 승용차의 1∼5월 판매가 51만9천48대로 반도체 부족 등의 여파로 작년 동기(53만1천493대) 대비 2.3% 감소한 것과 달리 RV 모델의 판매 호조는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이중 SUV 모델의 판매는 23만310대로, 작년 같은 기간(23만8천427대)보다 3.4% 감소했다.
특히 소형 SUV(경형 포함, 1.6ℓ 미만)는 9.3% 감소한 10만2천41대, 중형 SUV(1.6∼2.0ℓ)는 47.2% 감소한 2만8천780대가 판매됐다. 소형 SUV의 판매가 감소한 것은 2012년 이후로는 처음이다.
2014년 연간 판매가 3만2천대 수준에 불과했던 소형 SUV는 2016년 11만621대로 처음 연간 10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2019년 22만5천771대, 작년 28만6천216대를 기록하며 급성장했으나 올해는 10% 가까이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티볼리, 트랙스, QM3 등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 3곳의 효자 노릇을 했던 소형 SUV 모델이 단종 등으로 판매가 급격히 줄고 현대차와 기아의 대표 소형 SUV 모델인 코나와 니로 등도 신차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5년만 해도 30만대 넘게 팔리며 SUV 모델 중 가장 큰 차급 시장을 형성했던 중형 SUV의 판매 감소는 더욱 두드러진다.
중형 SUV는 2017년부터 20만대 수준으로 뚝 떨어진 데 이어 작년에는 10만대를 겨우 넘겼고, 올해는 10만대 벽도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중형 SUV의 SUV 차급 내 판매 비중도 2015년 66.8%에서 올해 12.5%로 쪼그라들었다. ◇ 고급·대형화 추세에 중대형급 SUV·미니밴 약진
반면 차량의 고급화, 대형화 추세가 더해지며 중대형급 이상 SUV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중대형(2.0∼3.0ℓ) SUV는 올해 1∼5월 8만4천911대가 팔리며 작년 동기 대비 43.1%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 20만대 돌파가 기대된다.
대형급(3.0ℓ 이상) SUV 역시 올해 1∼5월 1만4천578대로 판매량이 20.6%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대형급 이상 SUV 시장은 기아의 대표 SUV 모델인 쏘렌토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GV70, GV80 등이 이끌고 있다.
쏘렌토는 올해 5월까지 3만3천893대가 팔렸고, 올해 본격 판매에 들어간 GV70은 1만8천563대가 판매됐다.
GV80 역시 작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신차 효과가 떨어지기는 하나 5월까지 9천477대가 팔리며 월 2천대 안팎의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밴형 차량도 미니밴인 기아 카니발의 인기에 판매가 크게 늘었다.
5월까지 판매된 밴형 차량은 모두 카니발로, 총 3만9천605대가 팔려 작년 동기 대비 182.0% 증가했다.
카니발은 월평균 8천대가 팔리며 그랜저와 포터에 이어 국내 베스트셀링 모델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차박과 캠핑 등 가족 단위 여가 활동이 늘고 보복 소비가 증가하며 중대형급 이상 SUV와 미니밴의 인기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차급의 판매 확대는 6월에도 이어졌다.
현대차·기아가 지난 1일 발표한 6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카니발과 쏘렌토는 지난달 각각 6천689대, 6천81대가 팔리며 모델별 월간 판매 순위에서 3위와 5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실적으로도 카니발(4만6천294대)과 쏘렌토(3만9천974대)는 각각 3위와 5위에 올랐다. GV70 역시 지난달 4천138대가 팔려 상반기 누적 2만2천701대를 기록했고 GV80은 2천70대가 팔리며 상반기 누적 1만1천547대로 판매 호조세를 이어갔다.
이 밖에 대형 SUV의 대표 모델인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출시 4년 차임에도 올해 상반기에만 2만9천541대가 판매되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2019년 상반기 판매 실적(3만1천501대)에 못지않은 인기를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SUV 시장 확대를 이끌었던 소형 SUV 모델의 신차 효과가 감소하고 최근 고급화, 대형화 추세에 맞춰 출시된 고급 SUV 모델과 미니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공간성과 다목적성이라는 RV의 강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고급·대형화 추세에 중대형급 이상 SUV·미니밴은 '질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레저용 차량(RV)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RV 차급별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 확대를 주도했던 소형 SUV 판매는 감소했지만, 차박(자동차+숙박) 열풍 등으로 대형급 SUV와 밴형 차량(CDV)의 판매는 늘어나는 추세다. ◇ 소형 SUV, 2012년 이후 첫 감소…중형 SUV도 판매 급감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자동차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5월 판매된 RV 모델은 총 27만9천169대로, 작년 같은 기간(26만7천169대)보다 4.5% 증가했다.
RV 모델은 승용차 중 SUV와 미니밴, 픽업 등 다목적형 자동차를 일컫는다. 세단과 해치백을 모두 포함한 전체 승용차의 1∼5월 판매가 51만9천48대로 반도체 부족 등의 여파로 작년 동기(53만1천493대) 대비 2.3% 감소한 것과 달리 RV 모델의 판매 호조는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이중 SUV 모델의 판매는 23만310대로, 작년 같은 기간(23만8천427대)보다 3.4% 감소했다.
특히 소형 SUV(경형 포함, 1.6ℓ 미만)는 9.3% 감소한 10만2천41대, 중형 SUV(1.6∼2.0ℓ)는 47.2% 감소한 2만8천780대가 판매됐다. 소형 SUV의 판매가 감소한 것은 2012년 이후로는 처음이다.
2014년 연간 판매가 3만2천대 수준에 불과했던 소형 SUV는 2016년 11만621대로 처음 연간 10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2019년 22만5천771대, 작년 28만6천216대를 기록하며 급성장했으나 올해는 10% 가까이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티볼리, 트랙스, QM3 등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 3곳의 효자 노릇을 했던 소형 SUV 모델이 단종 등으로 판매가 급격히 줄고 현대차와 기아의 대표 소형 SUV 모델인 코나와 니로 등도 신차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5년만 해도 30만대 넘게 팔리며 SUV 모델 중 가장 큰 차급 시장을 형성했던 중형 SUV의 판매 감소는 더욱 두드러진다.
중형 SUV는 2017년부터 20만대 수준으로 뚝 떨어진 데 이어 작년에는 10만대를 겨우 넘겼고, 올해는 10만대 벽도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중형 SUV의 SUV 차급 내 판매 비중도 2015년 66.8%에서 올해 12.5%로 쪼그라들었다. ◇ 고급·대형화 추세에 중대형급 SUV·미니밴 약진
반면 차량의 고급화, 대형화 추세가 더해지며 중대형급 이상 SUV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중대형(2.0∼3.0ℓ) SUV는 올해 1∼5월 8만4천911대가 팔리며 작년 동기 대비 43.1%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 20만대 돌파가 기대된다.
대형급(3.0ℓ 이상) SUV 역시 올해 1∼5월 1만4천578대로 판매량이 20.6%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대형급 이상 SUV 시장은 기아의 대표 SUV 모델인 쏘렌토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GV70, GV80 등이 이끌고 있다.
쏘렌토는 올해 5월까지 3만3천893대가 팔렸고, 올해 본격 판매에 들어간 GV70은 1만8천563대가 판매됐다.
GV80 역시 작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신차 효과가 떨어지기는 하나 5월까지 9천477대가 팔리며 월 2천대 안팎의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밴형 차량도 미니밴인 기아 카니발의 인기에 판매가 크게 늘었다.
5월까지 판매된 밴형 차량은 모두 카니발로, 총 3만9천605대가 팔려 작년 동기 대비 182.0% 증가했다.
카니발은 월평균 8천대가 팔리며 그랜저와 포터에 이어 국내 베스트셀링 모델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차박과 캠핑 등 가족 단위 여가 활동이 늘고 보복 소비가 증가하며 중대형급 이상 SUV와 미니밴의 인기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차급의 판매 확대는 6월에도 이어졌다.
현대차·기아가 지난 1일 발표한 6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카니발과 쏘렌토는 지난달 각각 6천689대, 6천81대가 팔리며 모델별 월간 판매 순위에서 3위와 5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실적으로도 카니발(4만6천294대)과 쏘렌토(3만9천974대)는 각각 3위와 5위에 올랐다. GV70 역시 지난달 4천138대가 팔려 상반기 누적 2만2천701대를 기록했고 GV80은 2천70대가 팔리며 상반기 누적 1만1천547대로 판매 호조세를 이어갔다.
이 밖에 대형 SUV의 대표 모델인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출시 4년 차임에도 올해 상반기에만 2만9천541대가 판매되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2019년 상반기 판매 실적(3만1천501대)에 못지않은 인기를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SUV 시장 확대를 이끌었던 소형 SUV 모델의 신차 효과가 감소하고 최근 고급화, 대형화 추세에 맞춰 출시된 고급 SUV 모델과 미니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공간성과 다목적성이라는 RV의 강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